한 선배는 말했습니다. “등록금이 아깝지 않게 학교를 다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학교 도서관의 책을 자주 이용하는 것이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처럼, 현대 사회에서 책은 심리적인 보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취업 준비, 성적 관리 등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대학생들에게 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대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꾸만 줄어드는 대출 권수, 학생들의 발길이 드물어지는 도서관,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

본교 중앙도서관에는 보물 같은 책들이 300만 권이나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가끔은 공부와 일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보물이 가득한 이 숲으로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조현영 기자/jhy16@knu.ac.kr

도서관으로 가는 길

본교 도서관에는 324만여 권의 인쇄 서적이 보관돼 있다. 2016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따르면 이는 전국의 대학교 중 5위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도서관 통계에 따르면 본교에서 자료구입비로 책정한 예산 또한 타 대학 평균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타 대학에서는 자료구입비를 점점 줄이는 추세인 반면 본교 도서관은 지난 3년 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본교 도서관 자료 이용 환경과 지원이 평균 이상임을 알 수 있다. 본교 도서관 측에서 진행한 ‘2016학년 2학기 도서관 이용자 만족도 설문조사(이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습자료 충분성에 대한 학생 만족도는 69%에 이른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본교 도서관의 재학생 1인당 방문횟수는 재학생 수 2만 5천 명 이상인 학교들 중 하위 17% 수준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중앙도서관 기준). 홈페이지 접속건수도 하위 28% 수준이다. 학부생 중 중앙도서관 구관 자료실에 자료이용(자료열람, 대출·반납 등)을 위해서 매일 방문하는 학생은 2%에 불과하다. 일주일에 3회 이상 방문하는 학생도 10%에 그쳤다. 이유가 뭘까?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전자자료 이용 ▲개인 독서시간 부족 ▲이용방법 모름 ▲전공도서 부족 등을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언급했다.

인쇄서적 이용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

본교 도서관 관장 이창수 교수(사회대 문헌정보)는 “인쇄 서적 대출 권수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도서관에서 인쇄 서적을 대출하는 것보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더 쉽고 간편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전자자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이 관장은 “전국의 대학생들이 한 해에 평균적으로 빌리는 인쇄서적 권수가 5.5권이다”며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대학생들이 도서관에 방문하고 책을 빌려가는 횟수가 적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e-Book 이용률도

미미한 증가세에 불과

그렇다면 도서관에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e-Book의 이용 현황은 어떨까? 도서관 측의 최근 e-Book 구매 비율은 대폭 상승했다. 이 관장은 “현재까지 8천여 권의 e-Book을 구매했다”며 “단행본 구매 비용보다 e-Book을 비롯한 전자·웹 DB 구매 비용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아직 e-Book보다 인쇄서적, 단행본을 더 선호하고 있다. 본교 학생들의 단행본 선호도는 74% 이상이다. e-Book과 인쇄서적의 선호도 비율이 3:7 이상인 것이다.

이는 본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이창원 사무총장은 “10년 전에 비해 대학가의 e-Book 보유 비율이 3배 이상 늘어났다”며 “그러나 평균적인 e-Book 이용률은 아주 미미하게 증가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서관, 학생들의 Needs를 충족해야

인쇄서적 이용률은 낮아지고, 그렇다고 e-Book 이용률이 급증하지도 않는 상황, 이외에도 대학생들의 도서관 이용률 감소 원인으로는 여러 문제점들이 꼽힌다. 이 사무총장은 ▲도서관 예산 축소로 인한 도서구입권수 감소 ▲도서관의 복합문화시설로서의 기능 부족 ▲이용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및 아이디어 부재 등을 꼽았다. 본교 도서관의 경우 자료구입비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복합문화시설로서의 기능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복합문화시설로서의 기능은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타 대학 도서관의 경우 내부에 카페와 휴게시설이 구비돼 있어서, 단순히 자료 이용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문화시설을 이용하려는 학생들도 잦게 방문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다. 국내 대학 도서관 이용률 1위인 이화여대의 경우 한 해 1인당 평균 도서 대출 권수가 15.9권일 정도로 활성화 돼 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박수민(인문과학부 16) 씨는 “도서관 내부 시설이 깔끔하고 예뻐서 자주 방문하게 된다”며 “도서 대출 외에도 열람실·pc실·노트북실·세미나실·시청각실 등 도서관 내 다양한 문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이화여대 도서관 시청각실은 여러 영화·드라마 자료를 이용할 수 있어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베스트 공간으로 꼽힐 만큼 인기가 높다. 박 씨는 “용도가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역할하기 때문에 높은 언덕 위에 있다는 지리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에 재학 중인 박소서(생과대 의류 14) 씨는 “학과 과제 등 바쁜 일들 때문에 도서 대출을 위해 도서관에 방문하는 일이 적어진다”며 “도서관 내에 카페나 문화 공간이 있으면 더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호(예술대 음악 11) 씨는 “도서관 외부에 매점 등의 휴게시설이 있으니 카페나 문화공간은 그쪽에 함께 배치했으면 좋겠다”며 “도서관 내부에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교 도서관은 올해 증축 공사를 진행하며 중앙도서관 1층 바깥에 휴게 공간을 마련하고, 도서관 내의 스터디룸 설치를 검토하는 등 공간 활용에 대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관장은 “학생들이 잠시 눈도 붙이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도서관 내에 마련하고자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발길이 닿는 도서관이 돼야

본교 도서관은 공간 활용, 다양한 자료 활성화 등 학생들의 만족도와 방문 의사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관장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때로는 성적을 위한 공부에 매진하기보다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도서관에서 여유를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학년 때부터 취업 걱정, 성적 걱정에 시달려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책’은 공상 속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쯤은 현실적인 걱정을 내려놓고 도서관의 서가를 찾아 책 속에 담긴 여유를 찾아보는 게 어떨까? 도서관 속 수백만 권의 보물들은 오늘도 학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학교 도서관,

학생들의 생각은

▶ 우리 학교 도서관 자료 이용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e-Book을 많이 활용해요

우리 학교에는 e-Book 리더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다른 곳보다 더 많이 구비되어 있어요. 한 달에 한 권 정도 e-Book을 대여해서 읽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e-Book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인쇄서적, 단행본들을 잘 빌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윤영은, 경상대 경영 12)

인터넷에 충분한 자료들이 있어요

음악학과 학생이기 때문에 도서관에 직접 방문할 일이 거의 없어요. 음악 관련 서적은 학과 사무실에 대부분 비치되어 있어요. 일반적인 도서를 빌리는 경우도 적은 편이고요.

대학생들이 도서 대출을 잘 하지 않게 된 이유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논문과 같이 공부에 필요한 자료들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이준호, 예술대 음악 11)

1년에 단 한 번 이용해요

공부를 할 시간도 많이 부족해서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1년에 한 번 정도 자료를 이용하러 도서관에 갑니다. (조민수, 사범대 수학교육 12)

수험도서 관리가 필요해요

중앙도서관 구관 3층에는 논문 자료집이 많아서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책 구입도 신청하고 있고요. 그런데 도서관 이용 교육을 할 때에 도서에 필기를 하지 않도록 꼼꼼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웬만한 수험도서에는 필기가 다 되어있더라고요. 또 외국어 원서가 구비가 잘 안 돼 있는 것 같아요. 전공 관련 책은 원서가 대부분이거든요. 문의를 했었는데 제가 요구한 딱 한 권의 책만 구비됐더라고요. 단편적인 해결에 머무는 것 같아요. (배영철, 자연대 물리 15)

안녕, 독서왕

박현우(자연대 지구시스템과학 15)

▶ 작년 한 해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가장 많이 대출한 영예의 최다대출자 현우 씨, 현우 씨가 책들의 숲을 산책하며 느낀 점은 무엇일까요?

Q. 중앙도서관의 책을 자주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전공서적이나 수험도서가 아니라 소설책 읽는 것을 즐겨요. 누군가는 소설책 읽는 것을 “쓸데없는 일이다”, “현실도피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요…. 소설책을 읽다보면 책 내용에 굉장히 몰입하게 돼요. 저는 그게 좋아요. 추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책을 즐겨 읽어요.

Q. E-BOOK은 자주 이용하지 않나요?

A. E-BOOK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사용법을 잘 몰라서 이용하지는 않아요.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훨씬 편하더라고요.

Q.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조용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제가 다니는 자연대와는 거리가 꽤 있어서 오고 가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힘들기는 해요. 그렇지만 도서관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방문합니다.

Q. 중앙도서관에 들를 때나 책을 대출할 때 ‘이런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느낀 적은 없었나요?

A. 1층 로비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적어서 아쉬웠어요. 자료 검색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적은 것 같아요. 핸드폰 충전기도 꽤 적은 편이구요. 다른 대학 도서관에는 카페가 있기도 한데, 우리 학교 도서관의 경우 카페가 없으니 책에 음료수가 튀는 등의 훼손 염려는 없어서 좋지만, 휴게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상당히 불편하더라고요.

Q. 작년에 읽은 책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천사의 와인」이라는 책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천사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는 내용인데요, 주인공이 양조업자이기 때문에 와인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도 많이 나와서 읽을 때 정말 즐거웠어요.

Q. 책, 도서관에 관해서 다른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대학에 다니는 지금이 책을 읽기에 딱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읽을 수 있을 때 많은 책을 읽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나중엔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여유가 없는 때가 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딱딱하지 않은 대학 생활을 하길 바라요. 책을 읽으면서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닌, 정말 공부하고 싶었던 것도 해 보고, 교양도 쌓아보고요. 가끔씩 책 속에 펼쳐진 다른 세계로 떠나서 몰입해보는 걸 추천해요. 학우들이 책과 도서관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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