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라라랜드를 봤던 때는 작년 12월이었는데, 아직도 라라랜드가 영화관에 걸려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아마 최근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던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영화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La la land라는 제목에 맞게 LA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인 미아가 서로 사랑하고 꿈을 좇는 이야기를 약 2시간 동안 그려내고 있다.

나는 마냥 꿈만 좇는 미아보다는 세바스찬과 같은 사람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서 세바스찬에 대해 조금 더 써보려고 한다. 세바스찬은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재즈 클럽을 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인물이지만, 영화 속에서 재즈는 이제 한물갔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세바스찬은 결국 자신의 친구인 키이스의 제안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퓨전 재즈 밴드에 참여한다. 사실 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꿈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하는 면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바스찬의 선택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결과적으로 끝 부분에서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이던 재즈 클럽을 열게 되고, 미아는 자신의 꿈이던 성공적인 배우가 된다. 하지만 미아는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상태다. 영화는 미아가 세바스찬의 재즈 클럽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고, 그 순간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하는 삶이 빠르게 스쳐지나가면서 끝난다. La la land는 LA의 별명 말고도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이 있는데, 아마 엔딩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하는 것이 현실이 아닌 ‘꿈의 나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화 제목으로 그 단어를 사용한 게 아닐까 싶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미아가 빨간 가죽 재킷을 입고 본 오디션을 망치고 복도에 나오자 복도에 미아와 똑같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에서는 미아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작은 배역에도 도전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었겠지만, 그 장면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아이러니했다.

미아가 오디션에서 불렀던 ‘The Fools Who Dream’이라는 노래 역시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누군가 ‘직업’이라는 좁은 범위를 떠나서 소소하게라도 무언가 꿈꾸는 것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꿈이 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혹시 자기가 꾸는 꿈이 바보 같거나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기를 추천하며 마무리를 하고 싶다.

노승희

(경상대 경영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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