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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내기들이여, 대학답게 만드는 길을 모색하라.

지난겨울 우리는, 공동체를 정의롭게 바로 세우려는 수많은 시민들의 촛불로 뜨겁게 보냈다. 그 결과 대통령이 파면되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 내었다. 이제 우리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하여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공동체를 건설할 기회가 왔다. 이 역사적인 순간에 경북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신입생에게 외줄타기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먼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불안한 축하라고 한 것은 희망찬 꿈을 안고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들에게도 현재 대학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 대학의 모습은 어떠한가? 인간다움과 바람직한 공동체에 대한 성찰과 사색의 틈도 주지 않고 오로지 성공신화만을 외치는 대학, 자본과 대기업에 ‘인간상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는 대학, 잘 팔리는 인간상품으로 포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펙 쌓기의 치열한 경쟁이 되어 버린 대학, 큰 배움과 물음도 사라지고, 꿈을 찾는 것이 오히려 꿈이 되어 버리고 생존의 침묵만이 남은 대학, 이것이 이 시대 대학의 현실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리라. 
이런 대학에 갓 들어와 각자의 꽃망울을 수줍게 터뜨리는 새내기 대학생들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먼저, “자신이 대학에 왜 다니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물을 낯설게,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길 바란다. 대학은 말과 글로써 세계와 소통하며 각자의 의지가 실현되는 자율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타인의 말과 책 속에 담긴 의미와 본질을 문제지 해답을 보는 방식으로 단순하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적으로 뒤집어 보기도 하고, 바로 보기도 하고, 거꾸로 보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고, 낯익은 일상적 삶이 낯설게 되어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다. 그래야만 헬조선의 휘둘림에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인재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빛나게 하는 독서와 글쓰기를 많이 하자. 상상력과 창의성은 천부적인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독서를 통한 사고의 힘을 통해 후천적으로 생성되는 것이다. 특히 책 중에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는 고전을 많이 읽어보자. 고전 속에는 한치 앞을 바라보기 힘든 미래를 예측하고 헤쳐 나갈 지혜의 힘이 담겨져 있다. 또 독서경험을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글쓰기를 해보라. 글쓰기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빛나게 하는 설계도의 역할을 한다. 단순정보만 머리에 잔뜩 집어넣은 사람이 아니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깊이 있게 사고하는 창의적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사고를 통해 형성되는 창의적인 인재가 많을수록 사회가 발전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도 강해질 수 있다. 창의력의 집을 짓고 미래를 디자인해보아라. 미래의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새내기 대학생활은 길을 찾을 수 없는 광활한 대지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광활한 대지에서 자신이 가야하는 길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찾고 모색하는 것이 바로 현재 무너져 가는 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길의 자세일 것이다. 새 봄과 더불어 경북대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대한민국의 적폐를 청산하듯이, 현재의 대학을 거부하고 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데 각자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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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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