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학생이 되는 수업
'교육과정' - 조인숙 교수
김연아(농생대 조경 13)
월요일 아홉시 수업, 피하고 싶은 시간이었지만 첫 시간에 만난 교수님의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져서인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자기소개로 시작된 첫 수업시간,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앉아있는 학생들은 그저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장점을 찾아내어 적는 활동을 했다. 서로의 장점을 확인하는 첫 시간의 새로운 경험은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거라는 예고편 같았다.
수업은 평범한 듯하지만 다양한 교수법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수업자료인 프린트물은 항상 수업 카페에 올라와 있었고, 미리 출력하여 수업에 참여하면 되는데 프린트물에는 모든 내용이 적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개념이나 용어는 빈칸 처리 되어있었는데 이 부분은 수업 중이나 수업이 끝난 후 교재 속에서 찾아 채워 넣었다. 뿐만 아니라, 수업 중에 새로운 개념이나 낯선 용어를 만나면 교수님은 꼭 소리 내어 따라하도록 하셨다. 이런 장치들을 통해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되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수업은 교수님의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되었는데, 토론의 경우 그날 수업 내용과 연계된 주제로 모든 조원이 한마디 이상 의견을 말하는 것을 원칙으로 진행되었다. 이런 규칙 덕분에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토론 중에 교수님은 순회 지도를 하시며 추가 질문을 통해 더 활발하게 의견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조를 구성하는 과정도 독특했는데, 출석부 순서대로, 혹은 자유롭게 조를 짜는 다른 수업과는 달리 조인숙 교수님의 교육과정 수업은 게임처럼 조를 구성하였다. 그 과정이 매우 흥미로워서 여러 과 학생이 모인 교직수업이었지만 어색함이 금방 사라졌고 그 효과는 활발한 수업 참여로 이어졌다. 교수님의 수업방법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성찰일지였는데, 다음 요소로 구성되어있다.
① 강의 주제와 주요 내용, 새롭게 얻은 지식
② 이해하지 못한 부분과 궁금한 사항
③ 학습한 내용을 전공, 일상생활 혹은 학생지도 등의 측면에서 어떻게 연관 지을 수 있는가?
④ 기타 (수업에 관한 의견이나 바람 등의 자유 발언)
일지 작성을 통해 수업 내용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사고의 확장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복습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생기는 의문점을 일지에 적어두면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보충 설명을 해주셨는데, 이 과정은 교수님과 학생 간의 연결고리이자 자연스러운 피드백 통로가 되었다. 또한 수업 내용을 다른 장면에 적용해보는 시도를 통해 추상적이고 낯선 개념을 보다 깊이 내면화 하는 경험까지 해볼 수 있었다.
교수님의 수업 방법도 매력적이었지만, 학생 입장에서 배려해주시는 면모에 더 감동받았다.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 수업 중에 자주 질문을 하셨던 교수님은 학생들의 개인적 사정도 적극적으로 이해해주셨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많이 피곤하거나 몸이 좋지 않은 경우 미리 사정을 이야기하면 성찰일지를 확인할 때 고려하시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당시 나는 졸업작품전, 아르바이트, 실습 등이 겹쳐 서너 시간 자기도 힘든 날이 많은 상황이었다. 교수님께 사정을 설명 드리고 늦게라도 메일을 보내면 교수님께서는 그래도 대견하다며 건강 유의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셨다. 짧은 메일이었지만 교수님의 진심이 느껴져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
조인숙 교수님의 교육과정 수업을 통해 교육과정 이론뿐 아니라 예비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수업을 위해 교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등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 지식을 전달 받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학생이 수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교수 방법이 녹아있는 수업이었다. 책을 읽고 밑줄 긋고 암기하는 교육학 수업에 지친 학생들이 있다면 한 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위 글은 교수학습센터 주최 ‘제10회 다시 듣고 싶은 수업’ 수상작 편집본입니다)
교수학습센터에서는 다시 듣고 싶은 수업 에세이 공모전 10주년 기념 특별판을 발간했다. 본교 학생들이 다시 듣고 싶은 수업, 그 10년간의
기록에는 수업 추천 에세이 40편이 수록돼 있다. 특별판은 학과 및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하다. ctl.knu.ac.kr / 053-9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