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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끝에 대구(大邱) 한 점

숟갈 위 메기 한 점, 부모님의 사랑



바람이 차고 뜨끈한 국물이 구미가 당기는 계절, 논메기 매운탕을 맛보러 고향인 달성군으로 향했다. 대구 논메기매운탕 마을이 위치한 2호선 종점, 가장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 혼자 소(小)자를 시켰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얼큰하고 알싸한 국물의 메기매운탕을 좋아했다. 가족들과 주말나들이로 대구 근교인 달성군일대나 청도, 경산 등을 드라이브 하고 나면 항상 마무리 식사는 얼큰한 메기매운탕이었다. 그러나 매운탕을 먹고 왔다고 얘기하면 주변 친구들은 민물고기에 대한 거부감과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인 제피가 싫다며 꺼려하곤 했다. 그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무언가 스스로가 촌스러워진 기분이었다.
논메기 매운탕은 농촌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논에다 메기 치어를 넣어 양식하던 시절, 한 토박이가 집밥 해먹 듯 매운 국물 맛을 살려 ‘촌’스럽게 끓였던 것이 낚시꾼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자리매김한 향토 음식이다. 논에서 키우지만 메기의 육질이 단단하고 흙냄새가 나지 않는다.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 음식의 핵심은 비린내 잡기다.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된장, 고추장, 제피, 들깻가루, 청주, 심지어 수제비, 민물새우 등을 넣기도 한다. 
이번에 간 식당은 제피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혹시라도 가장 유명한 이 식당을 간다면 제피를 조금 덜 넣어달라고 하는 편도 좋을 것 같다. 식당 아주머니께서 큰 뼈를 다 발라주셨다. 살살 발라낸 메기 한 점을 숟가락에 얹는다. 국물과 당면, 정구지도 건져 먹으면 따뜻하니 추위가 가신다. 키가 빠르게 자라 남들보다 많이 먹곤 했던 어린 시절, 부모님은 두툼한 메기살을 내 그릇에 자꾸 떠주시곤 했다. 흰 쌀밥에 매운탕 한술 두술 떠먹다보니 가족들과 먹던 기억이 떠올라 언 몸과 마음이 싹 풀렸다. 
메기는 몸에도 좋다. 다른 어류보다 철분의 함량이 높은 저칼로리 고단백질의 음식이다. DHA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두뇌활동 및 뇌세포 활성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자주 데려 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촌’스러우면 어떤가. 영양가 높은 메기매운탕은 부모님의 사랑이 담겨있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가족들이 식사를 끝내고 배불러 하고 있을 때도 자꾸 국물 맛이 당겨 끝까지 국물을 떠먹곤 했다. 혼자 먹으러 간 탓에 남은 매운탕을 싸왔다. 다음 주말에 집에 가면 부모님과 또 매운탕을 먹으러 가야겠다.

글·사진: 최지은 기자/cje14@knu.ac.kr


▲ 엄마가 숟가락 위에 얹어주던 두툼한 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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