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철인 3종경기’라고 불리는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쉬지 않고 3시간 30분 안에 완주해야 하는 종목이다. 20대철인클럽은 이렇게 험난한 종목을 회원들이 함께 도전해오고 있다. 이들은 또 몇 년 전부터 뛴 거리만큼 기부금을 내는 기부마라톤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대구20대철인클럽을 운영하는 본교 졸업생 최준영(인문대 영어영문 09) 씨를 만나봤다●

Q. 대구20대철인클럽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막연하게 생각만 해온 운동인 철인 3종경기를 다 함께 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클럽이다. 2013년에 처음 시작해 2014년 1기 6명 완주를 시작으로 2016년 5월 대구시장배 철인 3종 경기에서 18명이 완주했다. 철인 3종뿐만 아니라 각종 운동에 관심 있는 대구의 20대들이 함께 모여 운동도 하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체다.

Q. 대구20대철인클럽을 만든 계기가 있다면? 

군 입대를 통해 살을 빼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 처음 시작했던 게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연습하면서 6개월간 20kg 정도를 감량했다. 그러다 전역하기 얼마 전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철인 3종경기를 보고 ‘한번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좋지 못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6개월간의 연습으로 완주했다.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 도전을 통해 자극을 받았고, 운동을 해보고 싶지만 시도조차 못해본 친구들이나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좀 편하게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대구20대 철인클럽을 만들었다.

Q. 대구20대철인클럽의 모토는 어떤 것인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다 함께 이뤄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부 마라톤 모토도 ‘기부하면 나눔이 커진다’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도 함께 쓰고 있다.

Q. 뛰는 만큼 거리를 금액으로 환산해 기부금을 모으는 ‘기부마라톤’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클럽 초반 목표했던 것들을 이뤄가다 보니 문득 ‘우리보다 어린 친구들은 함께 철인 3종경기를 하진 못하지만 다른 방식의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마침 봉사를 하던 아동센터에 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 싶어 아동센터 친구들이 어떤 기부를 받는지 센터장님께 여쭤봤다. 아이들의 신발 사이즈가 워낙 빨리 바뀌고 금액도 부담되는 편이었기에 신발 기부는 잘 받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됐다. 철인 3종경기나 마라톤은 신발을 신고 뛰는 운동이니까 취지에 맞춰 신발을 선물해주자고 결심했고, 처음으로 기부마라톤을 시작했다.

Q. 신발을 선물받은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면서 감명 깊은 순간이 하나 있었다. 처음 신발을 준비해서 갔는데, 선물을 받아서 행복해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선물을 받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아이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선물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라고 했다. 센터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이 친구가 눈이 좀 안 좋다고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헤어질 때 쯤 되니 그 친구가 “이 신발을 신고 뛰어 볼게요”라고 말했다. 그때 많이 뭉클해지면서 이 프로젝트를 왜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봤다. 

Q. 좌우명이 있다면?

고등학교 때 은사님의 영향을 받아 ‘선한 영향력’을 좌우명으로 삼고있다. 나보다 더 과체중이었지만 말기 암 선고를 받고 마라톤을 시작해 건강을 지키고 계신 분이었다. 나를 자식처럼 생각하기도 하셨다. 그 은사님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자주 해주셨다. 대학교 1학년 때 은사님이 돌아가시면서 그 말을 유언처럼 생각하게 됐고, 이후로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5년 동안 계속하고 있다.

Q. 앞으로 클럽의 운영방향과 기부마라톤을 비롯해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친근하게 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미니 철인3 종경기’를 만들고 싶다. 수영 대신에 오리배를 탄다거나, 사이클을 세발자전거로 바꿔서 경기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리고 내년에도 철인3종경기가 열리는 만큼 20대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도 하고 싶다.

이한솔 기자/lhs15@knu.ac.kr

이광희 기자/lkh16@knu.ac.kr

▲ ‘대구20대철인클럽’ 운영자 최준영 씨. 과체중이었던 그는 군대에서 마라톤을 하면서 20kg가량을 감량했다.

▲ 경산컬러풀마라톤에 참가한 ‘대구20대철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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