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6시 본교 학생주차장에서 열린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결국 불발됐다. 총학생회 회칙 상 학생총회는 재적인원 1/10 이상이 참석해야 개회가 가능하다. 현 재적인원 21,601명 중 700여 명이 총회에 참가하여 정족수 2,161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에 총회의 의장을 맡은 제48대 ‘SODA’ 총학생회장 박상연(사범대 물리교육 10) 씨는 “총학생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이 총회를 성사시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리를 채운 학생 A씨는 “홍보물을 보고 내 의견을 전달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비가 많이 와서인지 다들 이런 자리가 거북해서인지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총회가 성사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학생총회를 소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박 회장은 “총학생회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하고 1·2차 시국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학우 분들이 더 대표성을 띨 수 있는 활동을 바랐다”며 “그 과정에서 학생 모임 ‘이것이 민주주의다(이하 이.민.주)’가 총회 소집을 위해 1,687명의 학생 연서명을 받아냈고 총학생회칙 14조에 의거하여 소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이번 학생총회가 현 시국뿐만 아니라 학교 현황에 대해서도 구성원으로서의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식전행사로 예정돼있었던 중앙동아리 터프시커리의 댄스 공연 이후 6시 25분 참석인원 집계가 완료되어 박 회장은 총회가 불발됐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학생총회 개회가 불발되고 난 후 본래 안건 발제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민.주 소속 행정학부 학생회장 국동현 씨가 연단에 올랐다. 국 회장은 연단에서 “대학생도 현 시국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그래서 학생총회 소집을 위해서 서명을 받았고 우리는 아직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 본교 제18대 김상동 총장이 새로운 답변문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국립대 법인화를 반대 ▲구성원이 합의하는 경우 어떤 총장 선출 방식도 수용할 것 ▲구성원이 공평하게 참여하는 대학 평의회를 마련 ▲총장임용과정에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즉시 진행 등이었다. 발표 도중에 학생들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김 총장이 소개를 받고 연단에 서는 순간부터 발표가 끝날 때까지 내려가라는 요구가 계속됐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학생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며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절차에 대한 질문에서 “현 임용제도는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해서 만든 제도였다”며 “그 제도에 따라서 후보도 다 동의를 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장의 발표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대학 자율성 훼손을 규탄하는 교수·연구자 일동은 “총장의 신임에 대한 건을 다루는 자리에서 총장이 발표를 하게 한 것은 총장을 인정하는 모습이다”며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학생총회 자리에서 발표하려 했으나 총학생회 측이 총장과 각을 세우는 자리가 아니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식전에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발표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교수들에게 학생총회의 공식적인 자리를 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 “총장은 이번 안건의 당사자이기에 학생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발언의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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