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팎으로 시끄럽다. 거의 매일 집회와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집회를 주최하는 사람도 바쁘지만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기자들도 바쁘다. 그렇지만 요즈음은 뭔가 다르다. 취재현장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다. 이번 2차 대구 시국대회는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방송됐다. ‘좋아요’는 1300여 개, 조회수는 3만을 넘었다. 

SNS의 등장은 신문에게 위협이었고 지금도 위협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신문에서 단순한 사실을 담은 ‘뉴스’를 쓰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시국대회 현장에 있었던 나는 라이브 방송보다 생생하게 기사로 현장을 전달할 자신이 없었다.

물론 당장 본지가 설 곳을 잃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변화를 해야 할 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본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뉴스’를 보도하던 거의 모든 매체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뉴스’가 없다면 신문은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물론 정보만을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신문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 책이 있다. 

‘비욘드 뉴스: 지혜의 저널리즘’이다. 저자 미첼 스티븐스 뉴욕대 교수는 ‘뉴스의 미래는 밝지만, 저널리즘의 미래는 어둡다’고 하며 기존의 저널리즘에서 가치를 더하는 ‘지혜의 저널리즘’을 설명한다. 단순히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를 넘어 ‘왜’라는 질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한 사실의 ‘뉴스’를 벗어나 ‘왜’에 대한 답을 찾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저널리즘, 그리고 그것이 신문의 미래일 것이다. 

그러나 기사에서 ‘왜’를 추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사실위주의 기사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기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신문사 취재인원으로는 부족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 대학의 역사를 기록하며, 신문의 역사를 만들어 갈 당신이 필요하다. 

뉴미디어 시대에 종이신문은 분명 부적합한 매체다. 그 고리타분한 매체를 만드는 과정 역시 고리타분하다. 많은 인내와 성찰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나는 뻔뻔하게 부탁드린다. ‘왜’를 질문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해 달라. 나는 고리타분한 이 매체에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SNS처럼 일회성으로 휘발하는 정보가 아닌 오래 볼 수 있는 정보, 사안에 대한 심층적 고민으로 신문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줄 사람이 당신이기를 바란다. 경북대신문은 당신이 원하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16학번 대상으로 수습기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간은 25일까지다.

‘왜’를 질문하는 신문을 위해서는 신문을 읽어주는 ‘당신’도 필요하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기사는 완성되지 않는다. 기사는 독자가 읽음으로써 완성된다. 아마 앞으로 경북대에서는 많은 일을 겪을 것이다. 경북대신문 자체도 그럴 것이다. 신문을 통해서 그 과정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우리는 신문이 신문으로써 가치를 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슬기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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