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에 위치해 있는 남성현역은 경산에서 청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남성현역을 기차로 가고자 하는 대구의 독자들은 차편에 유의해야 한다. 남성현역에는 기차가 1일 4회, 즉 상행 2회 하행 2회만 정차한다. 당일치기로 남성현역을 다녀오려면 아침 일찍의 차를 타고 갔다 저녁의 차를 타고 돌아와야만 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라도 놓치면 기차여행은 힘들어진다. 또는 근처의 청도역은 남성현역보다 정차하는 열차의 횟수가 많으니, 남성현역에서 내려 청도 여행을 한 뒤 청도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구로 올라가거나 혹은 그 반대를 이용해도 괜찮다.

여행 전날, 새벽 일찍 떠나게 될 ‘홀로 여행’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리저리 찾아보며 설계한 코스는 남성현역-와인터널-소싸움경기장-추어탕거리-청도역의 순이었다. 잠이 많은 탓에 혹시나 잠깐 눈을 감았다 6시 차를 놓칠까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아직 날도 밝기 전인 5시경 짐을 챙긴답시고 부산스럽게 집안을 누비자  엄마가 눈을 떴다. ‘새벽 일찍 그 ‘촌’에 가서 뭐하게? 춥다.’ 엄마의 반대에 부딪힌 나는 날이 좀 밝으면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기차…마블이라는 코너의 취지와는 조금 달라졌으나, 알아봤던 기차여행의 일정과 청도의 중심 여행지를 소개하는 데 의의를 두기로 하자.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게 된 나는 1시간가량 달려 청도 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청도 공용버스터미널에서 길만 건너면 ‘청도 추어탕 거리’ 간판이 눈에 띄고, 해당 추어탕 거리 뒤쪽으로 청도역이 보인다. ‘청도에 왔으면 추어탕을 먹어야지!’ 추어탕 거리의 원조 가게로 가장 유명한 ‘의성식당’에 들어가 추어탕 한 그릇을 시켰다. 아줌마께 여쭤보니, 가게가 자리를 지킨 지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추어탕 한 그릇을 비우고 가게를 나서니, 길가에 나란히 놓인 감 상자들이 눈에 띄었다. 청도 하면 유명한 감의 고운 자태들을 구경하다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곶감보다도 맛있다는 감말랭이 한 팩을 구입했다. 

다시 청도공용버스터미널로 돌아와 ‘소싸움경기장’을 간다고 말을 하면 1300원을 내고 직행기본 버스표를 얻을 수 있다. 버스의 종류가 많고 한 종류마다 정차하는 곳도 달라 초행길엔 헷갈리기가 일쑤이니 꼭 제대로 알아보고 타도록 하자. 소싸움경기장에 내리면 평일에는 굉장히 한산한 모습의 청도소싸움테마파크와 소싸움경기장이 보인다. 소싸움테마파크에선 청도의 대표적인 민속행사, 천년의 역사를 이어 내려온 소싸움의 유래와 그 경기 규칙, 좋은 싸움소의 조건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소싸움경기장에도 들렀지만 소싸움은 매주 토, 일에만 개최된다고 하니 참고하자. 

이후 와인터널로 이동하고자 할 때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시골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릴 줄 아는 여유로움을 가지거나, 무작정 고속도로 위를 1km 가량을 걸어 나오는 카페에서 몸을 녹이다 카페 사장님과 수다를 떨며 친해져 와인터널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거나. 기자는 두 번째 선택지를 택했고, 운 좋게 처음 본 사람의 차에 타고 와인터널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홀로 떠난 여행, 낯선 곳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은 항상 즐거운 법이다. 와인터널은 시간이 늦어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으나 아름다운 광경에 다음에는 꼭 끝까지 들어가보겠다고 다짐했다. 돌아오는 길,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들뜨고 설레는 마음이다.

글·사진: 김나영 기자/kny15@knu.ac.kr

▲  와인터널 속 벽면과 천장 가득 와인병들이 아름답게 진열돼있다.

▲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 앞 제1회 소사랑미술대전 대상작이 늠름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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