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배준현 교수

지난 6월 30일, 본교생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경북대 대신 말해드려요(이하 경대말)’에는 직접 글을 제보한 한 교수로 인해 떠들썩했다. 게다가 글 속에서 자신이 개설한 강의를 들으면 치킨과 피자를 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후 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을 꾸준히 업로드하며 학생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댓글로 ‘교수님 귀여워요’ 세례를 받았던 주인공 배준현 교수(산학협력단)를 만나봤다●

Q. 산학협력중점교수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어떤 교수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산하협력중점교수라는 제도가 있다.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이신 분이 학교에 와서 산업체와 대학간의 코디네이션(연계)을 해 준다. 그 교수로 임명되서 5년간 근무하고 있다. 물론 대학 강의도 함께 진행한다.

Q. 2학기에 시작한 치킨·피자 파티 공약은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담당하는 과목이 ‘소셜미디어 활용전략’이다. 신규 과목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해 ‘열심히 강연을 할 테니 관심을 가져달라’라는 차원에서 ‘경북대 대신 말해드려요’에서 이벤트를 하게 된 거다. 소셜 미디어의 특징이 커뮤니케이션인 만큼 강의의 콘셉트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Q. 이벤트 이후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경대말에 홍보를 하고 나서, 이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일 줄은 몰랐다. 주변에서 학생들이 ‘경대말에 교과목을 홍보하는 것 자체가 혁명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학생들이 교수와의 온라인 소통에 굉장히 목말라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나중에 강의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교수님이 그런 행동을 취하신 것에 굉장히 호감이 갔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Q. 수업 듣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수업을 할 때 계속 학생들에게 질문을 유도하고 발표를 시키는데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 항상 수업시간에 말을 시킨다. 그래서 수업 스타일에 대해 ‘신선하고 특이하지만 막상 수업을 듣는 학생 본인은 힘들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Q.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

처음에 수강신청 했을 때 구석에 앉아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있었다. ‘저 친구를 어떻게 하면 수업에 참여시킬까’하고 고민했다. 매 수업시간마다 “자네가 한번 발표해 봐”, “자네가 이팀의 리더가 돼 봐”라며 소통을 시도했다. 그러다보니 그 친구 수업참여가 매우 활발해졌다. 

Q. 치킨·피자 파티 이전에도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나?

있었다. 다만 치피파티는 온라인상으로 공약을 걸고 실행에 옮겼다는 차이가 있다. 가급적이면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다. 수업을 할 때도 ‘한 번 찾아오면 맥주 한잔 사준다’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주면 학생들이 찾아온다. 그 자리를 통해서 평소 강의실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자리가 생긴다. 

Q. SNS상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실제로는 어떤가?

사실 온라인상의 인기와 오프라인 상의 인기는 별개다. 오프라인에선 수업듣는 학생들은 당연히 나를 알아보지만, 온라인상의 사진을 보고 마주쳤을 때 알아보지는 못한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는 잘 모른다. (웃음)

Q. 평소에는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나?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수업시간에 계속 질문을 하고 학생들이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토론을 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내가 매개체가 되어서 학생들의 생각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진로상담, 취업상담 그리고 연애상담도 가능하니 언제든지 고민이 있으면 찾아와라”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물론 처음 소통을 시도할 때는 잘 안됐다.

Q. 대학에서 교수의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예전에는 교수가 지식을 집대성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식이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풍부하게 집대성되어 있다. 지금의 교수는 그 지식을 찾아나가고 해석하는 ‘코칭’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 자체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교수라는 집단과 학생이라는 집단이 21세기에 오면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여기에는 물론 교수님의 책임도 굉장히 강하지만, 학생들의 책임이 더 클 수도 있다. 지금 학생들에게 교수라는 사람은 뭔가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사람이어서, 말문을 닫아버리고 귀만 열어놓고 듣기만 한다. 학생들이 지금 만나고 있거나 수업을 듣는 교수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소통을 하려고 하고 수업시간 외에도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 배 교수가 ‘경대말’에 올린 강의 홍보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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