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서 기자들에게 기사를 받아 면에 맞추어 넣는다. 사진을 받아 보정을 한 뒤 출판용으로 재보정한다. 원하는 경우 일러스트를 그린다. 첨부되는 표를 재작업하여 넣는다. 교열된 오탈자를 수정한다. SNS에 업로드 될 이미지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편집디자인부’ 기자가 하는 일이다.

본지의 베를리너판 12면 신문 안에는 기자들이 열심히 취재한 수많은 기사와 사진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쌓여진 노력들을 신문 면에 맞추어가는 편집 작업이 뒤편에 있다. 비록 기자증을 목에 걸고 취재를 하기 위해 교내외로 뛰어다니는 기자는 아니지만, 그 뒤에 또 다른 방법으로 본교 언론매체에서 일하고 있음을 알리는 바이다. 디자인 작업을 하더라도 기사 끝 ‘by-line’에 나의 이름은 쓰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필수가 아니기에 자유롭게 쓰이곤 하는데, 그러한 이유로 편집디자인부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신문의 편집 작업은 창작적인 활동과는 다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나의 미관에 맞게 작업하는 것이 아닌 언론 매체를 다루고 있다는 부담감을 갖고 작업해야 한다. 사소한 단어부터 일러스트까지 사견이 포함되지 않게, 중도를 지켜야 했다. 이 점에서 디자이너로서 작업한다기보단 오퍼레이터로서 작업한다고 느껴질 때가 많기도 하다. 하지만 이 또한 작업하는 단체의 성격일 뿐이라 생각하며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태도를 잃지 않으려 한다. 예를 들면 적극적으로, 감각적으로, 그리고 다르게 바라보는 것. 대학신문이라는 이유로 조금은 자유로운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름이 덜 쓰이고 덜 알려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신문을 발행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이름을 새기지 않는다 해서 책임감이 덜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만큼의 신중함이 뒤따른다. 우선 ‘나’의 만족을 위해 수정을 반복하며, 어디 내놓아도 ‘모두’가 부끄럽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작업한다. 기자들이 열심히 쓴 기사를 나의 실수 혹은 능력 미달로 망치는 것은 큰 해악이다. 이러한 이유는 단 하나로 압축할 수 있다. 학보사는 교내의 공공적인 언론 매체이기 때문이다. 공적인 곳에서 우리는 좀 더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글이 서툴렀을지도 모른다. 신문이 발행되는 뒤편에 있는 한 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어느 일이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언제는 행사 아르바이트를 갔는데, 창고에서 풍선을 불어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내가 그 일을 해보지 않았다면 행사에 쓰이는 그 풍선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오는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보이는 곳이 매끄럽게 드러나는 법이다.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더 주목받아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바에 의미를 두고 잘 수행하는 것이 바로 최고의 업적 아닐까.

김은별

편집디자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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