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곳곳에 놓인 ‘카톡개’ 인형과 사람 키 절반 정도 크기의 ‘다스베이더’ 모형, 천장에 매달린 ‘슈렉’ 피규어 등 이동건 교수(자연대 생명과학부 생명공학전공)의 연구실에는 아기자기한 기운이 흘렀다. “나는 ‘이거 재밌겠다’ 싶으면 그냥 달려들어!” 하고 호탕하게 말하는 이 교수, 연구실의 특색은 예쁜 연구원들이라는 유쾌한 연구원을 따라 생물학관 301호의 분자생체감염제어 연구실을 훑어봤다●

MCBI, 분자생체감염제어

MCBI는 Molecular Control of Bio-Infection의 약자다. 이는 직역하면 ‘생체 감염의 분자 제어’를 의미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원 이희정 씨는 “보통 병원미생물학 연구를 많이 진행한다”며 “항생 물질로 예상되는 후보 물질들을 병원성 박테리아나 균 사이에 넣어 활성화하고, 이 병원성 미생물들이 어떻게 죽어 가는지 메커니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얘기가 계속 거론되며 새로운 항생물질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에, 연구원들은 후보로 예상한 항생 물질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 씨는 “연구 중에 어떤 해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다른 메커니즘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우리가 가진 물질이 아닌 타 물질로 같은 메커니즘을 보면, 똑같은 공부를 해도 다른 방향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크게 둘로 나뉜다”며 “진균, ‘캔디다 알비칸스’라고 불리는 균을 사면기작으로 보는 것과 식중독 유발 균들이 죽어가는 메커니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연구

분자생체감염제어 연구실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감염성 균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실 이름에도 ‘생체감염’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이 씨는 “펩타이드를 연구해 그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펩타이드의 특성에 따라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한다”며 “펩타이드 구성 20개 중 한두 개를 바꾸면 물류성이 아예 뒤바뀌는데, 이런 부분에 접목해서 연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펩타이드는 분자생체감염제어 연구실의 뼈대가 되는 분야다. 이 교수는 펩타이드공학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펩타이드성 항생제 개발 연구를 진행하며 지난 20년간 관련 논문을 200편 가까이 발표했다.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이 교수의 책상 근처에 놓인 아기자기한 물건들 탓인지, 연구실 분위기는 권위적이고 딱딱한 대신 다소 편안하고 친근감이 드는 느낌을 줬다. 졸업한 연구원들도 종종 연구실에 찾아온다고 한다. 이 교수의 책상에 ‘카톡개’를 가져다 놓은 것도 졸업한 연구원이다. 이날 또한 연구실 출신의 졸업생이 찾아와 이 교수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 씨는 “총 6명의 대학원생 연구원들과 교수님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며 “연구실 사이트를 관리하는 것도 연구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평소 실험적인 이야기와 토론도 많이 하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되는 편”이라며 “연구할 때는 교수님이 채찍질 하시는 것보다 연구원들 스스로 옥죄는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한 마디

교수님! 맛있는 거 사주세요.

연구원들에게 한 마디

3, 4년 고생하면 훗날이 편하다. 

고생 안하면 되는 게 없다. 고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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