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made, 기존에 만들어져 나오는 기성복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레디-메이드를 과감히 던지고 고객들의 시선에 맞춰 옷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본교 의류학과에 재학 중인 박형주 씨와 신준기 씨는 ‘수트에 개성을 담는다’는 모토로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운영하는 정장 커스텀 브랜드에서는 20·40대 남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클래식과 비즈니스 캐주얼을 아울러 판매한다. 이들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기획, 발주를 넣으며 제작은 오랫동안 남성복 제작을 해와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가진 공장에서 전담한다. 인터뷰이들의 요청으로 매장 이름은 기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Q. 아직 본교 재학 중인데,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박형주 씨 (이하 박) : 어릴 때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다가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 창업에 도전했다.신준기 씨 (이하 신) : 군 복무 시절 혼자 로고도 만들고, 여러 모로 구상해보다가 전역 직후 플리마켓에 나가게 됐다. 당시에는 플리마켓이 그리 활성화 돼있지 않았다. 그런 데에 나가서 도전해보고, ‘전국대학생패션연합’이라는 전국 단위 단체에서 대구·경북 지부장도 맡아보고 했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나 자신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며 준비해 창업했다.

Q. 남성복, 그 중에서도 ‘클래식’과 ‘비즈니스 캐주얼’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신 : 원래 클래식 의류에 관심이 많았다. 잘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해서 클래식 의류를 선택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판매 이익이 많이 남는 의류였다. 그래서 우리가 다루고 싶은 클래식 의류와 수익성·경제성이 좋은 비즈니스 캐주얼 의류를 아울러서 다루게 됐다.

Q. 기존의 다양한 남성복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는 있는 부분이 있다면?박 : 상품을 비교적 더 저렴하게 해서 판매한다. 또 고객이 직접 커스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맞춤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신 :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포맷이다. 우리는 현재 기성복 시장의 단조로운 수트보다, 이태리의 전통적 공법을 따르면서도 좀 더 젊은 세대가 입을 수 있는 독창적인 접근 방법을 추구한다. 수트 입은 남자에게 ‘섹시한 남성미’가 있다고들 하지 않나. 전통은 따르되 서구적인 감성을 얹어서 개성을 담는 것이다.

Q. 전공 관련 분야로 창업을 했는데, 학교에서 들은 강의와 실제가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박 : 생각보다 차이점이 많았다. 일단 판매, 마케팅을 하는 부분을 거의 배우지 않아서 어려웠다. 배우긴 배웠는데 대기업에 관련한 방향으로 배웠고, 작은 신생 브랜드들에 관련한 부분은 많이 배우지 못했다. 그렇지만 옷 만드는 방법과 원리, 패턴, 견본에 관련된 기본적인 것들을 배워서 실전에 뛰어들었을 때 유용했다.

Q. 창업을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박 : 창업에 대한 학교의 지원이나 교수님들의 관심이 적었다. 취직만을 위한 수업과 커리큘럼 때문에 힘들었다. 멘토가 한 명도 없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많은 비용과 시간을 써가며 돌아온 것 같다.신 : 창업 관련 수업을 1학기 때부터 매번 들었는데, 대부분 요식업이나 공대 쪽의 창업에 초점을 맞춰서 의류 분야는 조명을 크게 받지 못한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창업 프로그램에는 참신한 무언가를 개발해서 실현한다는 목표가 큰 것 같다. 우리는 기존에 있는 시장에 전통성을 부여하되 우리만의 색을 넣겠다는 것이라 추구 방향이 조금 달랐다.

Q. 대구패션페어에 참가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패션페어참가를 통해 어떤 것을 목표하고 있는지?박 : 내수와 수출 시장을 둘 다 목표로 생각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구패션페어뿐 아니라 여러 지역의 패션페어에도 참가하고 싶다. 우리 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서, 올해에는 노하우를 익히고 내년에 좀 더 완성도를 높여서 시도해보자는 생각이다. 지금도 수주를 따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신 : 페어에 가면 바이어들이 몇 십 개 국에서 몇 백 명 단위로 찾아온다. 이 바이어들은 신생업체보다 몇 년씩 꾸준하게 페어에 참여하는 업체들을 더 선호한다. 신생 브랜드에 투자했다가 금세 망하면 타격이 크게 되니까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브랜드들을 찾는다. 그래서 내년에 우리 브랜드도 대구 외의 여러 곳에 참가해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Q. ‘섬유 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대구에서 패션 브랜드 창업을 하며 느낀 장, 단점이 있다면?신 : 우리 고향은 창원이다. 서울, 부산, 경기도 등 광역시 부근에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 창원 등의 지방 도시에서는 샘플을 뽑거나 제조 원단을 받는 것이 굉장히 힘이 든다. 그런데 대구에서는 한 도시 내에서 공장, 원단, 샘플 등 여러 부분들을 한 번에 컨택하고 해결할 수가 있다. 그래서 좋았다.

Q.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박 : 창업에 대한 뜻이 있으면 그냥 도전해보는 걸 추천한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도전하면서 실패하고 넘어지는 것도 경험이 된다.신 :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몇 년 뒤에 도전한다고 해도 다를 게 없다.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현장을 겪어보면서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이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한다.

▲ 본교 근처 카페에서 만난 박형주 씨(좌)와 신준기 씨(우). 의류업계 CEO답게 패션센스가 남달랐다.

글·사진: 조현영 기자/jhy16@knu.ac.kr이한솔 기자/lh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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