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는 공식적 장학금과 사업들 외에도 학생들의 소중한 대학생활과 20대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보내도록 도와주는 많은 비공식적인 장학사업들이 있다. 이 중에서 ‘떴다 날아라’ 장학금은 본교 여러 분야의 교수들이 정기적으로 돈을 모아 참여교수의 추천을 받은 몇몇 학생들에게 해외 배낭여행·단기연수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장학사업이다. ‘떴다 날아라’ 장학금은 지난 2012년 겨울방학에 시작해 현재 15명의 수혜학생을 배출했으며 수혜학생들이 따로 장학금을 모아 또다른 학생들에게 해외여행의 경험을 선물하는 ‘새끼장학금’을 만들어 1회 진행했다. 이번 기자가 만난 사람의 주인공은 ‘떴다 날아라’ 장학금을 처음 기획하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천선영 교수(사회대 사회)와 첫 ‘새끼 장학금’ 장학생 윤고운(농생대 식품소재공학 12) 씨다●

Q. ‘떴다 날아라’ 장학금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천선영 교수(이하 천) : 처음에 제가 이 장학금을 계획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학생들이 너무 내부지향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국내 여행이 나쁘고 해외여행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고 약간의 충격을 느낄 수 있는, 예컨대 국내 여행이면 말이 통하거나 하니까 다른 지역이어도 동일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잖아요. 그런데 말이 안 통하고 시차도 발생하는 곳에서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경험을 학생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방편으로 해외여행을 생각하게 되었죠. 기본적으로 학생들한테 늘 졸업하기 전에는 꼭 비행기를 타라고 이야기를 해왔는데 말만 하면 미안해서 뭔가 도움을 주면서 나가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몇몇 선생님들께서 동참해주겠다고 하셔서 주변에 다른 선생님들께도 권유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Q. 장학금을 만들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인가?천 : 이에 대해 생각보다 우호적이지 않은 분들이 계셔서 처음에 우여곡절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예를 들면 처음 시작할 때는 100명은 모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안내문 같은 것을 만들어서 돌려보니까 쉽지 않았어요.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는 ‘학생들 놀러 가는데 돈을 주겠다는 얘기냐’는 얘기도 있었고 글로벌챌린지 같은 프로그램도 이미 있고 외국에 나가는 여러 가지 다른 길이 이미 있는데 굳이 새로운 장학금은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몇몇 선생님들과 생각이 서로 달랐다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죠.

Q. 이 장학금을 추천제로 운영하는 이유가 있는가?천 : 추천제로 하는 이유는 우선 장학금의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한 번 학생들에게 지원해 줄 때마다 많은 학생들을 뽑기 힘들어요. 이런 이유와 더불어 지원해주시는 교수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있으니 그 분들에게 추천권을 드리는 거죠. 지원해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아지면 그 만큼 더 많은 선생님들이 추천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니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이 결함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내 스스로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추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여행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천 : 물론 그룹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고 가서 성과를 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학생들이 혼자 독자적으로 계획하고 혼자서 오롯이 세계와 마주서는 그런 경험들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세계에서의 경험은 삶의 희로애락을 압축적으로 겪을 수 있게 해주고 내 삶 안에서 또 다른 나를 살아볼 수 있게 주죠. 여행에는 이런 가치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여행은 삶의 또 다른 이름인 것 같아요.

Q. 이 장학금을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윤고운(이하 윤) 씨 : 이 장학금이 여행의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학금을 받아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책임감도 더 들고 이 장학금을 하나의 제 동기부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장학금이 없었다면 제 돈을 모아서 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 장학금으로 갔기 때문에 계획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긍정적 의미 또한 있었습니다.

Q. 여행을 통해 가장 크게 느끼거나 배운 것은?윤 : 여행을 하면서 소소하게 얻은 의미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 딱 하나 꼬집어서 말하긴 힘들어요. 제 스스로 변화된 점이 있다면 여행의 시작과 끝을 위해 공항에 갈 때마다 발생했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하여, 출발할 당시에는 온갖 걱정과 부담감, 발생한 문제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들로 마음을 괴롭히던 제가 여행 막바지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이번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결될까’라는 생각으로 문제 상황을 즐기며 지켜보는 여유를 갖게 된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 이것이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왼쪽부터 천선영 교수, ‘새끼장학금’ 1기 장학생 윤고운 씨, ‘떴다 날아라 장학금’ 4기 장학생 강민경(농생대 식품소재공학 13) 씨

글·사진: 김예강 기자/kyk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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