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에서 약 80km 떨어진 대구는 내륙지방이라는 특징 때문에 80년대 이전에는 신선도가 높은 해산물을 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구 사람들은 활어를 먹기보다는 해산물을 데쳐먹었다. 이 때문에 생겨난 음식 중 하나가 무침회이다. 1960년대 전후로 생겨난 무침회는 타 지역에 있는 회무침이 주재료를 활어로 하는 것과는 달리, 주로 오징어와 소라 그리고 논고둥 등의 해산물을 먹기 좋게 삶은 후 미나리나 무 등의 채소들에 양념을 더하여 무쳐낸 음식이다. 그렇다면 무침회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대구 무침회 양념은 너무 달지도, 맵지도, 짜지도 않아 남녀노소가 좋아할 만하다. 무침회에 오징어 등의 해산물과 함께 들어가는 무는 다른 주재료들과 다른 식감이 있어 물리지 않고 계속 입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또한 양념이 무에 배어 육회에 들어가는 배처럼 달고 아삭아삭하다. 대구 서구 내당동에는 반고개무침회골목이 자리잡고 있다. 저녁 6시쯤 되면 골목 밖에서 온 사람들이 한두 명씩 식당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식당들이 북적북적해진다. 사람들이 식당에서 무침회를 먹는 모습을 보면 오늘 저녁 메뉴는 정해진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 14,000원의 무침회를 주문하면 갖가지 반찬에 재첩국이 한 그릇 나오는데 겉보기에 맑은 것과는 달리 짭조름한 바다의 맛이 입맛을 돋운다. 대부분의 무침회 식당들 메뉴를 보면 대구의 또 다른 10味인 납작만두가 무침회와 함께 있는데 무침회의 매콤·새콤한 맛이 납작만두의 고소함과 잘 어울린다.무침회의 또 하나의 매력은 싸고 푸짐하다는 것이다. “친구가 무침회 먹으러 가자고 해서 부산에서 왔는데 너무 맛있고 배 터질 것 같아요!” 옆 테이블의 부산 대학생 둘이 무침회 小자 하나와 밥 두 공기를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반쯤 누워있다. 혹시라도 매콤한 음식이 당긴다면 친구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무침회를 추천한다.

김예강 기자/kyk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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