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제48대 ‘SODA’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총장부태사태 해결을 위한 농성을 시작했다.(본지 1면 참고) 또한 총학에서는 관련 현수막을 제작해 교내 곳곳에 게시하는 등 총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교 학생들도 삼천 명의 학생 소송인단 모집에 활발한 참여로 뜻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성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일 정도로 이번 농성은 나름의 의미를 가졌다.같은 날 오후 9시경 본교 관련 SNS에 총장부재사태에 대한 현수막을 떼는 사진이 올라왔다. ‘왜 떼는가’에 대한 답변은 ‘전국교수테니스대회’ 때문이었다. 기자가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답변이 사실이었으며, 해당 대회로 현수막을 떼는 대신 일요일에 다시 걸어 다음주 수요일까지 게시 예정이었던 현수막을 연장 허용해주는 조건으로 변경됐다.본부에서는 왜 현수막을 떼어야만 했을까. 현재 본부는 현수막 등 교내 게시물에 대해 허가된 장소가 아니라면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현수막은 총학에서도 본부와 논의가 된 부분이었으며 단순히 교수테니스대회 때문이라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사안을 다루고 있다.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란 총장부재 문제 해결에 대해 이번 본부의 모습은 오히려 힘을 빼버리는 행위였다. 개교 70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할 때마다 화합을 강조하던 본부 보직자와 교직원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참, 아름다운 장면이라 생각했다.본부에게 묻고 싶다. 본교가 총장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총학에서 만든 현수막이 부끄러운 것이었나?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총장부재 문제의 중요성을 비춰봤을 때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약 3일 정도를 떼어두는 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말한다면 과연 현재 가장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본부에서 이를 떼어두려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과연 ‘본부에서 만들어 게시한 현수막이라도 떼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전국교수테니스대회는 본교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전국 경기와 교수들의 화합의 장이라는 나름의 의미를 가진 행사지만 본교는 이를 위해 벌써 1억 5,000만 원 가량을 예산을 배정했다. 1억 5,000만 원이면 그렇게 강조하는 20년 만에 열린 전국대회와 교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지 않았는가. 그 돈에, 현수막까지. 본교는 외부 교수들에게 참 많은 것을 내주었다. 본부가 보인 이번 태도는 진정으로 총장부재사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라 볼 수 없었다. 본교와 ‘총장 부재’라는 똑같은 문제를 앓고 있었던 부산대는 벌써 문제가 해결됐다. 본교생들도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해가며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마당에 본부는 무얼 하고 있는가.

이한솔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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