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규학교에서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의 80~90퍼센트는 학생들이 40대가 되었을 때, 전혀 쓸모없을 확률이 크다. 어쩌면 수업시간이 아니라 휴식시간에 배우는 것들이 더 쓸모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얼마 전에 방한해서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충격적인 발언이다. 이세돌이 알파고에 완패할 것이라고 어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세상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경북대인들은 학교에서 여러분들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는 유용한 지식과 창조적인 발상을 습득하고 있는가? 답은 부정적이다. 경북대인들이 세계변화의 물결 속에 ‘나’만의 고유한 존재의 문제에 고민하고 사색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헬조선의 상품이 되어 버린 것처럼, 학점 따기, 토익점수 올리기, 자격증, 봉사, 인턴, 수상경력에 목을 매는 스펙의 노예가 된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반성해볼 때이다. 취직을 위한 스펙을 끝없이 쌓는다고 해서, 지금 현실에서 세상의 주인으로 변신할 수 있을 기회를 포착할 수 없을 것이다. 스펙을 좇는 이상 경북대인들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착취구조의 확대재생산에 일조하고 현재의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데에 복무할 것이다.
곧 방학이 다가온다. 하라리의 말처럼 휴식시간에 배우는 것들이 미래의 여러분들의 삶을 좌우하게 될 유용한 양식이 될 것이다. 방학이라는 휴식시간에 이제 우리들은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도모하는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스펙 쌓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미래의 나와 너, 우리의 행복을 위해 새로운 관점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방학기간에 여행을 떠나든지, 책을 보든지, 외국어를 배우든지, 봉사활동을 하든지, 알바를 하든지, 부족한 학과공부를 하든지 간에, 생기발랄한 참신하고 기발한 생각으로 기존의 관념과 상식적인 생각에 도전과 전복을 꾀해보자. 그래야만 세상의 변화의 물결을 선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중국의 청나라 말기의 문인인 손소선은 「망산려일기」에서 “새로운 눈과 시각으로 옛날 책을 보면 옛날 책은 모두 새로운 책이 되지만, 옛 눈으로써 새로운 책을 보면 새 책 또한 옛날 책이 되어 버리고 만다”고 하였다. 이 말이 시사하듯이, 영혼없는 스펙쌓기라는 헬조선의 대학생의 현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상식적인 생각의 고루한 길을 벗어나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보면 항상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행동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써 우리 주위의 사물을 바라볼 때, 하루하루 일상의 나태함은 반짝반짝 생명력의 빛을 발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생명력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학교에서든지 학교 밖에서 배우고 익히는 하나하나의 지식과 개인적 경험은 우리의 몸속에 피와 살이 되는 충만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한 걸음 정의로운 진보된 선진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방학 때부터 천천히 하나하나 생각의 전환이라는 작지만 거대한 혁명을 실천해보자. 그 실천이 모여 일상화될 때, 방학이야 말로 여러분들의 미래의 삶을 결정할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바로 현실의 스펙쌓기는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 문제해결 능력, 창의적인 사고능력, 협동과 도전의 정신 등으로 리노베이션되어 나를 정의로운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킬 유용한 지식과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각자의 꿈과 이상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 꿈과 이상을 설령 이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전혀 비굴하지 않는 경북대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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