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
황영숙
꽃잎 하나 날아와 머리에 얹히더니풀잎이 다가와 손을 잡는다먼 산 낙엽이 울먹이며 내려와마지막 남은 손을 잡은 뒤눈이 내렸다
멀고 먼 허공을 고요히 걸어와 여기서 있는아무에게도 가지 못하는 사람
보이는가
돌이 된 그대 심장에 온 몸을 새긴저 천년의 사랑을
황영숙 시인
1990년 우리문학 신인상2012년 대구예술상 수상시집: 은사시 나무 숲으로세상이 점점 각박해 지고 있다헐값에 자신을 버리는 생존의 현실이 너무 아프다이 쓸쓸한 세상에 시가 있다는 건하늘이 내린 구원일지도 모른다그 구원의 통로를 나는 아직도 걷고 있다오랜 시간을 견디며 쓰고 또 써야 하는시를 나는 밥이라고 생각한다시인에게 시는 혼자 먹는 밥이다목 메인 밥이다
뉴스관리자 기자
knun@k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