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영덕 풍력 발전소

                                                         윤순희   

  

콕콕 찍힌 물새 발자국처럼 가볍지 달빛만 받고서도 가 닿을 수 있지

게걸음 걷듯 옆으로만 걸어도 붉은 집게발 굳이 내밀지 않아도 해풍에 밀려서라도 갈 수 있지 가만히 서 있기만 하여도 바람개비 될 수 있는 바람의 나라에선 콧등을 에이는 칼바람도 무섭지 않지

윙윙 돌아가는 날개 위로 흰 눈 펑펑 쏟아져도 바람의 날개 짓 멈출 수 없지 먼 바다 저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대륙을 넘어 오는 바람 이 언덕으로 모두 몰려들지 바람의 색깔 만져 보고 싶은 사람 바람의 화석 바람 꽃 피워 보고 싶은 사람 바람개비 되어 몰려들지

부릅뜬 눈망울로 먼 바다 헤엄 쳐 온 바람

뽀글뽀글 게거품 물어도 붉고 단단한 근육 튼실하지 한 소큼 열기 속에 쪄내어도 맛있는 바람의 맛 변치 않지

이 맘 때쯤이면 달이 차지 않아도 바람의 축제 풍성하지

윤순희 시인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등단2014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졸업대구 시인협회 회원대구 문인협회 회원13시 동인

복숭아꽃 향기 품은 도촌 하늘은 별이 고왔다 앞 내를 건너지 않더라도 찔레꽃 향기 설레었다 삐삐를 꺽어 먹으면 솜사탕 보다 달았다 입이 새카매지도록 오디를 씹으면 산벚꽃 하늘 가득 피어 올랐다 시는 봄처럼 설레이며 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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