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성 탐사 및 관련된 뉴스가 여러 대중매체의 과학란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화성과 관련된 여러 뉴스 중 물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과학자들에게 흥미로움을 이끄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재 지구인(화성인이 아닌)의 관점에서 생물체가 존재할 수 있는 최소 요건으로 물을 배제하고는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물을 체내에 가지고 있으며, 생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염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염분을 가지고 있는 바다(평균 35‰ 염분)에서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였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액체 상태의 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면 지열 등에 의해 고체 형태의 암염으로 변형이 되는데, 지구상의 땅 밑에 존재하는 암염은 대략 유럽 대륙만 한 크기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화성에 물의 흔적이 있다면 과거 화성에 있었던 물의 일부는 땅 밑으로 들어가 암염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지구상 암염 내에 생존 가능한 생물이 있는가? 있다면 어느 기간까지 생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화성 지표 아래에 존재하는 생명체 탐사 연구도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2000년 Nature(외국 과학 잡지)에 오래된 암염 내에서 살아있는 생물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규명한 논문이 최초로 출판됐다. 미국 West Chester University의 Vreeland 연구진에 의해 약 2억 5천만 년 전에 형성된 암염 내에 있는 고염수(high salinity waters)에서 살아있는 호염성(염분을 좋아하는) 박테리아를 순수 분리하였다. 이 결과를 통해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암염 내부의 고염수에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박테리아가 생존할 수 있으며, 이들은 현존하고 있는 박테리아와 관계를 고려할 때 진화 속도가 매우 느림을 밝혔다. 더불어 필자는 2009년 Vreeland 연구진과 공동으로 미국 미시간 분지에서 채취한 4억 2천만 년 전 암염 내에 있었던 가장 오래된 호염성 고세균의 DNA에 대한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는데, 이들이 기존에 생각하였던 것보다 다양성이 매우 높음을 규명하였다.결국 암염 내에는 매우 오랜 기간 생명체 또는 DNA가 존재할 수 있고, 화성 지표면 아래의 암염이 존재한다면 과거 화성 내 생물체에 대한 존재 유무(있다면 호염성 생물일 가능성이 높다) 및 지구상 생물과의 관계 역시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박테리아와 고세균인 원핵생물 외에 진핵생물은 어떠한가? 박테리아 및 고세균에 비해 진핵생물은 세포를 보호해줄 장치가 상대적으로 빈약하여, 고염 환경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진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진핵생물들(원생동물)이 사해와 같은 고염 환경에서 생존이 가능하고, 이들의 다양성이 상당히 높음을 규명하였다. 이와 같은 다양한 호염성 진핵생물이 고염 환경에서 존재가 가능함을 시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암염 내에 기존 원핵생물 외에 진핵생물의 존재에 대한 규명 연구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 시점에서는 화성과 지구의 생명체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하나의 사실을 기]반으로 유추하고 끈기와 창의적 생각을 가지고 유추한 생각을 구체화함으로써 과학적 진보를 이룬다. 과거에 비해 기술적 진보가 뚜렷한 이 시점에서 필자와 실험 장비를 화성으로 보내준다면 화성 지표면 아래에 있는 암염 존재 유무를 밝히고, 더불어 생명체 존재 유무도 밝히고자 한다. 개인적 호기심 및 지구인의 과학적 진보를 위해서 필자는 화성에 꼭 가고 싶다!

▲세계에서 최초로 배양에 성공한 극호염성원생동물(진핵생물)인 Pleurostomum-flabellatum의 전자현미경 사진. 이 생물은 지구상의 진핵생물 중 가장 높은 염분(300‰ 염분)에서 최적으로 성장한다.

박종수 교수(자연대 지구시스템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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