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과 앞산이 벚꽃과 개나리로 온통 환하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4·13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2년 총선 당시만 해도 전국의 20대 투표율은 평균 41.5%였다. 그 당시, 화두(話頭)는 ‘반값등록금’이었다. 그런데 그때도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은 남의 일이라는 듯 시큰둥했다. 학생회에서 내건 현수막만이 ‘반값등록금’을 부르짖고 있었고, 현수막에 눈길을 주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작년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에서 대학생 508명을 대상으로 한 ‘2015학년도 1학기 등록금 마련 실태’ 조사에 따르면 휴학 사유의 66.7%가 ‘등록금이 마련되지 않아서’였다. 1학기 등록을 앞둔 응답 대학생의 28.7%가 ‘학자금 대출’을 생각하고 있었다. 학자금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도 결산 기준, 지역 5개 대학교의 학자금 대출 이용학생 비율 평균은 13.68%이다(경북대학교의 경우 11.4%).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면 좋겠지만, 알다시피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혹 운이 좋아 취업이 된다 하더라도, 몇 년은 대출금을 갚느라 20대 시절이 꼬박 가버린다. 청춘은 벚꽃이 신천에 피는지, 앞산에 피는지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래도 꽃은 자신이 피어날 한 평의 땅이라도 있지만, 청춘은 디딜 데가 없다. 척박한 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지역에선 뿌리 내릴 땅조차 없어 졸업과 동시에 전국 곳곳으로 민들레 홀씨처럼 떠나야 한다. 대구는 대통령을 여럿 배출했고 국회의원이 수십 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내총생산(GRDP)이 20년 넘게 전국 꼴찌다. 소위 TK로 분류되어 선거 운동을 하지 않아도, 특정 정당의 국회의원만 당선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렇다 할 의정활동이 없어도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재선, 삼선이 되는 도시다.그러나 그 대가로 청춘이 받은 혜택은 노량진 공무원 학원이나 최저 시급 아르바이트, 비정규직뿐이다. 이는 정치인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바르지 못한 정치인을 투표로 단죄하지 않은 청춘의 잘못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대들은 오늘도 여전히 정치를 남의 일로 치부하고 있고, 마주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멸시하는 중이다. 청춘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그들은 청춘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민의가 왜곡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에 스스로 왜곡을 만든 셈이다. 선거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다. 청춘 스스로도 자기 일에 나서지 않는데, 누가 있어 청춘 일에 나서주겠는가. 청춘의 일은 청춘이 나서야 한다. 언제까지 정치인들에게 당신의 미래를 맡길 것인가. 2016년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청춘 당신이다. 대구의 미래 또한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청춘이 깨어 있어야, 우리가 사랑하는 대구도 깨어 있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스스로 돕지 않는 청춘에게 미래란 없다. 안주하고 외면하는 순간,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환한 봄날, 과연 당신의 봄날도 환한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