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마커 진단을 통한 맞춤 의료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및 생물정보학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융합으로 인간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마이크로어레이나 차세대유전체염기서열분석법 및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유전체 및 단백질 정보를 분석하여 개개인의 맞춤 의료에 활용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맞춤 의료의 정의는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에 최적화된 의료 효과 달성을 위해 개인의 유전체, 단백체 정보 등을 활용한 분자 진단을 이용하여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이용한 진단은 표적치료제와 아울러 맞춤 의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라 할 수 있다. 최근의 바이오마커를 통한 진단 검사는 단순히 질병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중증도를 판단하는 단계를 지나, 질병의 진행 경과, 재발 가능성을 모니터링 할 뿐만 아니라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치료 효과의 판단 등 과거에 미충족되었던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바이오마커를 진단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경우, 질병의 발병 위험성 또는 병리학적 소인의 파악 및 예측을 위한 예방책으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질병 진단에의 활용, 적절한 약물 치료, 약물 투약과 치료 조치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치료 방향 결정 및 치료의 경과 확인에 유용하다.

바이오마커 활용 현황 - 유방암 예후 진단항암 치료에 있어 분자진단을 활용한 맞춤 의료의 필요성 및 이를 위한 예후/예측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한 연구들이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유방암에서 다중유전자발현 및 다변량 예측모델을 활용한 환자의 재발/전이 예측을 위한 진단법 개발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고 있다.  유방암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여성암으로 치료 방법은 조기유방암의 경우 수술과 수술 이후 재발을 줄이기 위한 항암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구성된다. 약물 치료는 조직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수용체 및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발현 여부, HER2 과발현 여부 및 림프절 전이 상태 등을 확인하여 추후 치료방법에 대한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유방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타장기 전이 위험이 매우 적어 항암 화학 요법이 불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종양 크기, 림프절 전이 정도, 병기 등 임상적 예후 진단 방법으로는 전이 위험에 대한 정확한 판별이 어렵다. 이에 대다수의 환자가 수술 후 항암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근에 다중유전자발현 기반 검사 방법이 개발되어 조기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예후 및 치료 선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에는 Oncotype DX, Mammaprint, Prosigna, Endopredict 등이 있다. 네 제품 모두 국내에서는 허가되지는 않았다. 초기에 개발된 1세대 제품으로는 Oncotype DX와 Mammaprint 가 있다. 가장 먼저 개발된 Oncotype DX는 미국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예후 진단 분석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16개 암관련 유전자와 5개의 표준발현유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포르말린 고정 파라핀 포매(FFPE) 조직에서의 real time PCR 방법에 의한 유전자 발현 측정값에 기반해서 1부터 100까지의 재발 가능성 점수(recurrence score)가 계산되며 점수에 따라 재발 저위험군(<18), 중등도 위험군(18-30), 고위험군(>=31)으로 분류된다. Mammaprint 는 마이크로어레이 기반 예후 진단 방법으로 70개 유전자 발현 값에 따라 재발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환자를 분류한다. 하지만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의 경우 대부분 5년 이내 재발하는 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상당수가 5년 이후에 재발하는 경향성을 보이는데 Oncotype DX나 Mammaprint 의 경우 5년 내 재발 확률은 정확히 예측하는 반면 5년 이후 후기 재발 위험(late recurrence risk) 예측력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Prosigna는 최근 2013년에 미국 FDA에서 허가된 진단 키트로서 Nanostring 기술을 활용하여 50개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재발 위험을 예측한다. Endopredict도 에스트로겐 양성 유방암 환자의 예후예측을 위해 개발된 qRT-PCR 기반 진단방법으로 8개의 암유전자와 세 개의 표준발현유전자로 구성된다. Endopredict score는 림프절 상태와 종양크기를 포함해서 EPclin이라는 종합적인 점수로도 계산될 수 있다. 최근에 개발된 Prosigna나 Endopredict 같은 경우 이전 제품들에 비해 후기 재발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바이오마커 연구 개발 동향하지만 동일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허가된 서로 다른 검사법을 수행했을 때 예후예측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중 수술 후 현재의 보조 호르몬 치료 및 항암 화학 요법 치료 이후에도 재발 위험이 있어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군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예측 모델의 개발도 필요한 실정이다. 아울러 현재 개발돼 허가된 진단제품들은 대부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 국한된 제품으로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 또는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예후 예측을 위한 진단법으로 임상적으로 허가된 제품은 현재 없는 실정이다.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같은 경우 신규 진단 유방암의 20-30%를 차지하며 일반적으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보다 높은 세포 증식 속도를 보이며 더 공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보통 다수가 진단 후 초기 5년 이내에 재발하며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보다 5년 전이 위험도 및 사망률이 높은 등 예후가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로 진단된 호르몬 수용체 음성 환자의 2/3는 진단 후 별도의 전신 항암 화학 요법 없이도 전이 위험 없이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이는 불필요한 항암 화학 요법 약물치료를 막기 위해서는 좋은 예후를 갖고 있는 초기 단계의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에 현재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전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및 다중유전자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들이 현재 진행 중이다. 기존의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예후 예측은 주로 세포 증식 관련 유전자(proliferation-related genes)이나 에스트로겐 수용체 세포 신호 전달에 관련된 유전자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 진단법들은 해당 유전자들로 주로 구성돼 있었다. 최근의 연구 결과 호르몬 수용체 양성, 호르몬 수용체 음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분자 유형별 환자 예후와 관련된 주요 생물학적 과정들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과 달리 호르몬 수용체 음성 또는 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 면역반응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환자의 예후와 유의하게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면역반응 관련 유전자 발현이 높을수록 낮은 전이 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현재 전이 위험과 관련된 면역 관련 유전자 발굴에 대한 연구 및 다수 면역유전자들을 기반으로 한 전이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다중유전자 발현 예측모델들에 대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그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맞춤 의학을 넘어 정밀 의학으로최근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전에 따라 맞춤 의학에서 더 나아가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이라는 개념이 대두되었다. 정밀 의학은 개인별 좀 더 나은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이전보다 유전체/후성유전체, 단백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더 정확한 진단을 강조한 것이다. 유방암 예후 진단에 있어서도 최근에 RNA 시퀀싱, microRNA 시퀀싱 등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 및 순환 무세포 DNA (circulating cell free DNA)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의 FFPE 나 동결 조직 샘플을 이용한 마이크로어레이나 real time-PCR 방법에서 향후에는 다중 플랫폼 데이터 활용을 통한 확장된 다변량 기반 예측 모델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현재 개발된 검사 방법보다 좀 더 정확하고 편리하게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들이 개발됨으로써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줄 것으로 생각된다.

▲ 예후/예측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맞춤항암치료

권미정 교수 (약학대 약학)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