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람

대구의 하늘은 환멸뿐이다새장에 길들여진 것이 아니다가장 아름다운 깃 하나를부리로 뽑아 날개에 품었다오늘도 어느 시인은 무모하게 사랑에 관한 시를 쓰고희망을 구걸할 것이다이별과 죽음과 전쟁 같이 연인들의 신발 위로 피 묻은 깃을 떨어뜨렸다교정은 꽃잎으로 붐볐지만학생들의 등에서는 낙엽 지는 소리가 들렸다죽은 자 앞에서 밥을 먹다그리도 울었던 적이 있다불안이 엄습해 올 때마다아름다움은 부끄러움이 아니라며몇 번이나 붉어진 이마를 만졌다잃어버린 너를 찾다 새벽녘에야 만난 문장에는 그을린 구름이 묻어 있었다관습적 외로움에 움츠리지 않고뜨거운 말을 너에게 떨어뜨린 채노을 밖으로 그저 날아가고 싶었다

김사람 시인

등단: 2008년 『리토피아』 시집: 『나는 이미 한 생을 잘못 살았다』

아주 어린 시절 대구가 광역시(직할시)로 승격될 무렵 의성에서 대구로 이사했다. 대구에서 초·중·고·대학을 졸업하고 현재까지 살고 있으니 나는 대구 사람이고 추억의 대부분은 대구에 있다. 평리동에서 10대까지 성당동에서 20대를, 현재는 만촌동을 거쳐 복현동에 살고 있다.  두류공원, 동성로, 서성로 최근에는 앞산 카페 골목과 경북대학교 부근 커피 전문점 등지에서 시간을 때우는 경우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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