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양대 총학생회가 전공수업 복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한양대 본부측이 얼마 전 ‘몰입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교육과정을 변경해, 수업과 학점을 줄이고 강사를 해고했다”며 “전공수업이 실수요와 달리 부족하게 개설돼 학생들이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인건비 삭감과 대학평가 지표에 매몰된 대학운영의 결과다. 경북대학교의 상황은 어떠한가? 경북대학교는 50명 이상 100명 이하 수업이 2013년 1628개에서 2015년 1713개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20명 이하의 수업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학생의 등록금 부담은 줄어들지 않아 재학생 5천여 명이 매학기 학자금대출을 받는다. 물론 수업의 질이나, 교육환경을 나타내는 지표는 매우 다양하고 대학의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천차만별일 것이다. 대학을 비판적 사고의 함양과 다양하고 심화된 지식의 습득 기관으로 바라본다면 다양한 강좌 개설, 절대평가 등이 필요할 것이고, 대학을 취업 전 단계이자 심화된 지식을 산업에 적용하는 응용연구기관으로 본다면 산업체 출신 교수 비율, 창업지원 등이 필요할 것이다.대학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강의자, 연구자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교육, 연구 환경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등록금과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 선택권의 부재다. 이에 대한 원인은 교육부의 부실하고 자의적인 대학평가, 국립대 자율성 부족, 대학운영에서의 학생, 강의자, 연구자 배제 등이다. 교육부의 부실한 대학평가가 자율성이 부족한 한국 대학의 현실과 결부돼 각 대학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교육부의 정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배하되 책임지지 않는다.” 산업수요를 이유로 기초학문들을 통폐합하고 대단위 수업을 강요해 다양한 수업을 들을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음에도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대학 위에 군림한다. 정원감축을 무기로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구조적인 원인를 제거하는 데 힘써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본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 우선 교육환경개선위원회의 의결기구화를 논의하자. 교육환경개선위원회는 학내 교육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이나 강의력 신장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는 위원회로, 본관 직원, 교수회 소속 교수, 학생, 비정규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학내의 교육환경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을 모색하고 교수, 연구, 학습에 연관된 주체들이 다 모인다. 그러나 의결기구화 되지 못해 논의의 깊이와 그 이행수준이 낮다. 형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형해화된 교육환경개선위원회의 의결기구화를 통해 수업과 교육환경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고, 학생, 강의자, 연구자가 모두 행복한 경북대학교를 상상해본다. 그것이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보다 더 소중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한양대 총학생회의 입장 중 일부를 전해본다. “본부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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