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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 만드는 ‘바이오 시멘트’?


세균이 돌을 만든다. 그 돌을 시멘트로 활용할 수 있다. 더구나 그 돌을 친환경적인 건축소재로 쓰게 된다. 얼핏 듣기에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그러한 세균은 왜 돌을 만들까? 그 돌은 건축공학적으로 어떤 효용성을 가질 수 있을까? 또한 어떤 한계가 있을까?
미국 사우스다코다주 러쉬모어산에 있는 소위 ‘큰바위얼굴’이 한때 크게 손상되어 어려움에 처한 적이 있다. 그곳의 연중 심한 기온 차와 잦은 눈비로 인하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조상의 두상 표면이 갈라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여러 가지 공학적인 첨단기법들이 보수작업에 동원되었지만 큰 실효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4년 ‘박테리아가 만드는 천연시멘트’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실제 적용하여 제대로 된 해결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일종의 ‘바이오 시멘트’로서 친환경적이면서 반영구적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박테리아 시멘트’는 2010년 ‘세상을 바꾼 베이비붐 세대의 발명 25’ 중에 4위에 랭크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하였다. 그것이 스티브 잡스의 ‘애플 II’와 질 새뮤얼의 ‘비아그라’를 앞선 것이라고 한다면, 그 발명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해당 제안자가 사우스다코다광산기술대학의 한국계 방숙희 교수이어서 우리의 관심을 더욱 끈다.
세균 중 일부 종류가 구체적으로 ‘탄산칼슘’이라는 성분의 돌을 세포 속에서 형성한다. 미생물에 의한 광물형성작용 메카니즘은 대체로 두 가지가 알려져 있다. 그중 생물제어광물형성은 환경과 독립적으로 특이적 개체가 광물 발생 및 성장을 제어하는 것이다. 자철석을 형성하는 마그노테틱 박테리아가 그 예이다. 두 번째의 생물유도광물형성은 환경에 의존적이어서 세포 내 구조나 분자적 메커니즘이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황의 환원이나 요소의 가수분해, 광합성 같은 미생물 대사과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로 광물결정이 형성되는 경우이다. 가장 좋은 예로 세균에 의한 탄산칼슘 침전 현상을 들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한 탄산칼슘 형성은 대사과정 중 수소이온농도와 탄산의 증가로써 침전에 유리한 환경의 제공이 요구된다. 탄산칼슘 결정형성 과정에는 결정핵생성 부위, 탄산침전, 요소의 가수분해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일군의 세균이 돌을 만드는지는 아직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세균의 탄산칼슘 침전은 부케 등(1973)에 의하여 박테리움 칼시스에서 처음 보고되었다. 그와 관련된 정확한 분자생물학적 메카니즘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2007년 바라베시 등에 의하여 바실루스 섭티리스에서 연관된 유전자군이 드러났다.
광물결정을 형성하는 미생물 종은 콘크리트건물 주변이나 토양, 바다, 염호 및 담수의 생물막 등의 자연환경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어 왔다. 필자 연구팀은 독도에서 다양한 종류의 탄산칼슘형성세균을 분리하여 연구했다. 거기서 비교적 분리 비율이 높았던 것은 아마도 다소 극단적인 독도의 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항균성을 가진 탄산칼슘형성세균을 독도에서 분리하여 스마트콘크리트 소재로 쓸 수 있도록 여러 건 특허로 등록하기도 하였다.
미생물에 의한 탄산칼슘 형성 작용은 건축구조물 표면의 미학적 복원이나 수분침투 방지, 미세공극 메우기 등에 적절한 활용이 가능하다. ‘바이오 시멘트’로서 친환경적인 건축공학적 작업에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기존 화학적 소재에 비하여 강도가 떨어지고 바이오 소재로서 가지는 단점도 있어서 세밀한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세균 시멘트’가 보여줄 세상은 아직 본격적이지 않은 것 같다. 지구행성에 오래 전에 등장하였을 매우 작지만 진화도 높은 ‘탄산칼슘형성세균’. 그들에 대한 과학적 정체가 좀 더 드러나길 바란다.


김사열 교수(자연대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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