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호 밖에서 보면 이 상황을 여섯 글자로 ‘밥그릇 지키기’로 보인다” 한 임시전교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참관자가 말했다. 이번 전학대회는 많은 말들이 오갔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평소보다 높은 참여율은 학생으로서, 기자로서도 처음 보는 전학대회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그러나 출석, 참여를 제외한 다른 부분들은 전학대회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를 거쳐 올라온 안건이 논의되는 것조차 거부된 것이다. 분명 중운위에서 전학대회로 안건을 올리는 것에 만장일치로 올라온 안건들이었다. 물론 절차상 안건에 대해 논의가 엎어지는 것도 전학대회 대의원들의 의사표현이다. 결국 재심의를 통해 안건채택이 되긴 했지만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첫 번째 안건은 ‘학생사회 신뢰회복을 위한 결의안’으로 이는 제 48대 ‘SODA’ 총학생회의 공약이었던 ‘재정 감사위원회 도입’이 결의안으로 변경된 것이다. 본 기자가 이 사실을 말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한 마디는 “왜?”였다. 대답은 “자정작용을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였으나 결의안 사항인 ‘모든 재정사항을 대자보 혹은 SNS를 통하여 공개한다’가 부담스러웠을까? 해당 부분이 ‘각 단위 학우들에게 공개한다’고 수정되고 나서야 결의안은 채택될 수 있었다. (1면 기사 참조)두 번째 안건은 학생회칙 개정의 건으로 선출직 대의원의 조건을 바꾸는 부분이었다. 요지는 재학생 500명당 한 명씩 뽑던 기존의 선출직을 단일 학부 및 학과일 경우 300명당 한 명으로, 이 외에는 150명당 한 명씩 선출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사범대와 인문대 등이 반대, IT대, 공대, 경상대 등이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반대 측의 이유는 대표적으로 ‘소수과를 위한 법안이 될 수 없다’와 ‘선출직의 자격요건’때문이었다. 찬성 측은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고자 하며 2300명의 학우들이 있는 경상대 대의원이 사범대가 17명인 것에 비해 8명과 같은 비정상적인 수치를 평균화 시키자는 의견 등이 있었다. 그러나 표결 결과 부결되면서 공대와 경상대를 비롯한 일부 단대 대의원들은 의장의 동의 없이 전학대회가 열렸던 108호를 나가버렸다. 후에 이탈했던 단대 학생회장들은 모두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들 나름대로의 항의의 표현이었지만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일부 대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태도 또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찬성 측의 의견을 들으면서 귀를 파던 모습, 질의 시간에 반대의 뜻을 강하게 가지고 질문하던 모습, 같은 학생회 내의 사람들이 발표하면 아무도 박수 치지 않아도 본인들끼리 박수를 치던 모습들은 공론의 장에서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은 아니었다.질의와 찬반 토론자를 늘이는 것에 대해 몇 번이고 표결을 하고, 공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만큼 전학대회 전체적인 분위기는 활발했다. 그렇지만 그 내용까지는 그러지 못했던 전학대회였기에 ‘밥그릇 싸움’처럼 비춰졌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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