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노숙농성을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20대들의 움직임이 주목받았다. ‘평화나비 대구·경북 지부(이하 대구평화나비)’에서도 이에 참여해 그 뜻을 같이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바르게 알리고 앞장서서 한·일위안부합의 무효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구평화나비 김가람(대학원 정치학과 석사과정 15) 대표를 만나봤다●

Q. 어떻게 대구평화나비에 참여하게 됐나?활동 중인 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동아리이다. 처음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이 문제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문제라 생각했기에 학부 시절부터 수요 시위도 나갔다. 학교를 다니다 보니 평화나비란 단체가 생겼고 이를 보고는 ‘아, 같이 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학부시절부터 활동하게 됐다.

Q. 대구평화나비에서도 노숙농성을 했다. 시민들의 따뜻한 성원이 많은 화제가 됐는데 실제로 어땠나?장난 아니었다. 대구평화나비에서는 3회에 걸쳐 농성장에 갔었는데 그늘진 곳이라 그런지 더 추웠다. 하지만 ‘추운데 춥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굉장히 뿌듯했다. 뉴스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시민들이 정말 많이 응원해주셨다. 특히, 한창 이슈가 된 1월에는 30분에 한 번씩 시민들이 오셔서 따뜻한 음료나 먹을거리를 저희한테 주셨다. 누구라고 얘기도 안 하고 가신다. 30분마다 한 분씩 오시니까 맞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난감할 때도 있었지만 많은 힘을 얻었고,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이 높음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Q. 대학생과 시민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할 수 있는 동기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위안부 문제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해결을 해야겠다는 의지로 할머니들과 단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게 1990년대부터다. 25년간 활동을 해오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고 학생들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할머니들께서도 계속 싸워 오셨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을 조금씩 가지게 된 것 같다.

Q. 3·1절을 맞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선언 대구 시민대회에서 ‘거리행진’을 했다. 거리행진을 기획한 이유와 우려됐던 점은?3·1절이라 하면 독립만세 운동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시기적으로 역사적 독립만세 운동의 의의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 생각했다. 3·1절 만세운동 뒤, 약 26년 후 해방이 됐지만 할머니들은 아직도 ‘우리는 해방되지 않았다’고 얘기하신다. 할머니들께 해방의 의미는 역사의 질곡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라고 봤기에 3·1절에 맞춰 더더욱 이번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2월에 남·북한 관계에 많은 일들이 생기다보니 관심도가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을 했다. 다른 큰 이슈들이 생겨나고 시간이 지나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잠재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더불어 활동 참여도에 대한 걱정은 늘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 적더라도 해야 하고 알려야 하는 일이기에 3·1절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있어 진행했다. 분명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이 몇 명이 되었든 그 사람들이 소중한 것이라 생각했다.

Q. 젊은 세대의 참여도는 어땠는지?이번 행사에는 중·고등학생들은 많이 못 왔지만 보통 학기 중에 행사를 하면 학생들이 많이 온다. 확실히 서명운동과 캠페인 둘 다 진행하면 10대, 20대들의 참여도가 높다. 특히 역사문제에 대한 관심이 위안부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작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역사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고 생각한다.

Q. 대구평화나비만의 다른 행사는 없나?3월 30일에 ‘한일 정상회의’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자리는 지난해 말에 있었던 합의를 공식적으로 못 박는 그런 자리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2주 뒤에는 경북대에서 학내 수요시위를 진행할까 한다. 전국의 수십 개 대학들의 평화나비에서 동시다발로 3월 16일에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도 아마 대규모 시위처럼 되진 않아도 1인 시위 같은 형태로 이뤄질 것이다.

Q.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모든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왜 해결되고 있지 않는지 알아야 된다. 알게 된다면 현실의 힘의 논리에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그래도 결국 이 문제를 놓지만 않는다면 해결될 문제임을 알고 노력해줬으면 한다.

이한솔 기자/lh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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