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어떻게 보면 물질만능주의적인 말로도 들린다. ‘주고 받는다’는 단순한 교환이 원래의 의미지만 실상 준 만큼 받으려는 속내를 드러내는 말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그 말이 기부에 쓰이니 맥락이 달라진다. 더치 원액을 학생들에게 기부하는 것에서 출발해 정문 카페 ‘코자(KOZHA)’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Give And Take Dutch(이하 GAT Dutch)’의 대표 김정욱 씨를 만나봤다●

Q.‘GAT Dutch’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저 혼자 한 건 아니고 3명의 친구들이랑 함께 했어요. 처음엔 저랑 제 여자 친구가 커피를 너무 좋아해 더치커피를 직접 내려 먹기로 했어요. 직접 내린 더치커피를 학생들에게 한 달 정도 싸게 팔아보기도 했는데 아주 잘 팔렸어요. 그것을 기부할 생각을 한 건, 저도 저희 학과 선배의 장학기금을 수혜 받았기도 했고 그 전에도 차상위계층 학생들에게 재능기부처럼 수학수업을 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죠. 그러다 복현장학기금을 설립하신 박철상(사회대 정치외교 04) 선배께서 나눔에 관한 일을 많이 하시기에 메일을 보냈어요. 저희를 지원해 주신다면 큰 더치커피 제조 기구를 사서 학생들에게 나눔도 하고 저렴하게 팔겠다고 하니 선배께서 흔쾌히 지원을 해주셔서 지난 9월부터 진행하게 됐죠. 지원을 받아서 더치커피 기부와 간식마차, 서문 축제 등의 활동을 하게 됐어요.

Q.사업의 어떤 점이 어필됐을까?
선배가 지원하기에 가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처음부터 작게라도 나눔을 생각했고 저도 선배처럼 경북대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선배가 저희에게 지원해준 것처럼 저희도 더 크게 기부할 수 있으면 하거든요. 제 주변에도 보면 자기 것 챙기기, 스펙 쌓기에 바쁜데 저희가 말하고 싶은 가치는 ‘나눠서 성공할 수 있다’에요.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나누면 언젠가 크게 돌아온다고 믿는 거예요. ‘Give And Take Dutch’가 많이 주어서 나중에 그게 쌓이면 어떻게든 돌아온다고 하는 것, 많이 기부하자는 뜻도 있고요. 한편으로는 박철상 선배가 ‘갓(god)철상’ 선배라고 불리잖아요. 그래서 GAT Dutch라는 뜻도 있어요.

Q.기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건가?
재능기부자들이랑 같이 간식마차를 400인분씩 두 번 진행했고 재능기부자들끼리 모여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지원했어요.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면 타블렛을 지원해줬죠. 재능기부자들이 금전적으로 필요한 건 지원을 해주고 최대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있어요.

Q.더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얼마씩 만들어지고 더치 원두는 무엇을 쓰나?
이게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더치 기구거든요.(왼쪽 사진 참조) 이거면 3.2L씩 6L고 하루에 12시간씩 내리더라도 두 개로 돌아가며 만들어서 판매에는 지장 없을 양이에요.
저희 원두 업체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큰 규모이고 저보다 한 살 많은 대표님이신데 저희처럼 젊은 사람이 사업하는 것을 좋아하신대요. 그래서 원래 한 잔에 6천원 정도로 판매되는 비싼 원두인데 저렴하게 공급해주세요.

Q.더치 기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사연 선정은 어떻게 했나?
저희에게 들어오는 사연 중 꼭 드려야겠다 싶은 것에 드렸어요. 그냥 ‘더치주세요’라고 장난 식으로 보내는 분들은 말구요. 소개팅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여성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고 만나서 인증샷을 보내주시면 더치커피를 드리기로 했었는데 인증이 많이 왔어요. 사귀게 됐다는 연락도 받았죠. 그때 사연을 받으면서 나이나 키 같은 것은 빼고 가치관만 받았어요. 그래서 가치관을 다 분석해서 매칭해드렸죠. 상대방에게 원하는 가치관, 좋아하는 영화 등 자세히 쓴 분들이 꽤 많았어요.

Q.앞으로의 계획은?
저희가 앞으로 준비하는 것은 학교에 세미나나 학회가 많으니까 케이털링 서비스(강의, 강연, 콘서트에서 다과나 음료를 나눠주는 것)를 진행하고 수익금으로 재능기부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또, 미대생들이랑 콜라보레이션으로 커피 패키지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선정된 패키지 값은 따로 받아서 그 금액은 미대생들에게 그대로 드리죠.

Q.나눔은 카페 설립 이후에도 계속되나?
네. 그런데 지금 사실 어려움이 있어요. 지금 코자 카페에서 번 돈으로 북문에 매장을 오픈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북문 매장 오픈돼서 두 곳이 모두 안정적으로 되면 좋겠지만 사실 철상 선배의 지원도 어떻게 보면 앤젤 투자(개인들이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주식을 대가로 받는 투자형태로 성공할 경우 수십배 이상의 이득을 얻지만 실패할 경우 투자액의 대부분을 손실하는 투자)인지라 어려움이 있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말씀드린 것처럼 복현장학기금이나 이번에 만들어진 복현의료기금 등 학교에 금전적인 기부를 계속할 거예요.

최지은 기자/cje14@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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