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쯤 자신의 책을 쓰는 일! 누구나 생각해봤을 법하다. 그리고 그 책이 출간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도 있다면?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용어 200’을 쓴 김상용, 지종석 씨의 경험을 들으면 훨씬 현실감 있게 느껴질 것이다. 방법만 안다면 평소 습관적으로 하던 일, 관심 있는 분야, 새벽감성 등이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언제든지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Q. <커뮤니티 용어 200>은 어떤 책인가요?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용어들의 뜻, 유래, 사용법을 정리했어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파생된 용어가 일상에서 굉장히 많이 쓰이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뜻이나 유래, 사용법을 잘 모르고 사용하죠. 하지만 모르고 쓰는 단어 중에 유래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고, 원래 비하하는 뜻인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마케팅 담당자나 기자가 제대로 모르고 용어를 썼을 때 역풍을 크게 맞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막기 위해 용어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에요.

Q. 커뮤니티 용어를 정리할 생각은 어떻게 했나요?아버지께서 네이버 밴드도 사용하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좋아하세요. 근데 글들을 읽어도 용어 때문에 잘 이해를 못하시는 거예요. 휴대폰에 유머 관련 어플도 깔아서 보시는데. 이것도 이해하기 어려워하세요. 그걸 보고 정리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커뮤니티 사이트는 개방돼있고 아버지 세대도 많이 이용해요. 그런데 커뮤니티 안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배타적이고 자기들만 아는 단어를 사용하니까 소통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했죠. 그래서 소통에 도움을 주고 아버지 세대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쉽게 썼어요.

Q. 특히 유래가 흥미로운 커뮤니티 용어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신박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처음엔 한자어고 사투리인 줄 알았어요. 근데 한자사전에 찾아봐도 없어요. 유래를 추적해보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된 용어인 거죠. 디시인사이드라는 사이트의 와우 갤러리에서 유래됐어요. 와우 갤러리 사람들이 다른 갤러리 사람들을 가려내려고, 자기들끼리는 ‘기’를 ‘박’으로 쓰기로 했어요. 예컨대, 성기사를 성박사로, 택배기사를 택배박사로 쓰는 거죠. 그래서 어느 날 신기하다를 신박하다로 쓰게 됐고, 이게 일상에서도 쓰이게 된 거죠. 법으로 정해져있거나 강제적인 것도 아닌데 여론이 형성되면서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하는 모습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Q. 책을 내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책을 쓴 시도 자체에 만족해요. 우선 자신만의 결과물이 있다는 게 좋아요. 소셜미디어 활용의 원리수업을 듣는데, 여기서 프로슈머 이야기를 많이 해요. 책을 쓰고 나서 저희도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전문지식이 필요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것을 생산하면 되는거죠. 발간 준비를 하면서, 독립출판사나 소규모 출판사에 가서 직접 개인이 낸 책을 많이 살펴봤어요. 그 책들을 봐도 특별한 전문 지식이나 그런 게 있지 않아요. 새벽 감성에 대해 한 줄 글 써놓고 그에 대해 그림 그려서 한 페이지 구성해서 엮은 책도 있고, 자취생활 요리책을 만든 경우도 있어요. 책을 쓰는 데 전문성이 요구되던 시대가 지났다고 봅니다.그리고 커뮤니티 문화가 이전에는 마이너 문화였는데, 점점 메이저 문화가 돼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최근에는 노래에도 제목, 취향저격 심쿵해와 같은 말들이 사용되잖아요. 인터넷 기사 제목에 커뮤니티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커뮤니티 용어의 영향력이 커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Q, 이 책을 볼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책을 쓰는 게 어렵지 않아요. 귀찮음을 극복하고 글을 쓰는 게 취미생활이 될 수 있어요. 자기가 쓴 글은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보면 자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있어요. 베스트 셀러가 된 하상욱 씨의 서울시라는 시집도 트위터에 올리던 글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지금 한창 인기를 끄는 백종원 씨 요리책도 전문 셰프들에게는 비판을 많이 받는 걸로 알아요. 정통적이고 그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맛있게만 만들어서요. 독자들도 자신의 노하우로 책을 써보기를 바래요. 혼자서 시작하는 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저희처럼 둘이 해도 좋아요. 서로 목표량을 정하면 서로를 신경 쓰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어요.

글,사진: 정두성 기자/jd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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