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일, 전국 국·공립대학생 공동행동에 대학생 500여 명이 서울 종로에 모였다. 이들은 자본주의 논리로 대학을 겁박하는 교육부에게 “더 이상 우리를 돈으로 협박하지 말라!” “국립대 민주적 총장직선제 보장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공동행동에 참석한 본교생들은 대부분이 각 학과 혹은 단과대의 대의원들로만 구성되었다.단 100명이었다. 고작 100여 명뿐이었다. 우리는 흔히 ‘2만 경북대 학우’라고 스스로를 이야기하곤 한다. 2만여 명에 이르는 학우들 중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함께한 학우들은 100여 명에 불과했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본교 총학생회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학내 가두행진은 항상 북문에서 소신발언을 하며 끝을 맺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간대인 점심시간에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자가 아닌 일반 학우들의 시선은 대부분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니므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방관자’의 태도를 취했다.물론, 지식의 요람이 아닌 취업준비의 요람이 되어버린 대학의 현실은 공감한다.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우리가 처한 현실은 참담하다. ‘N포 세대’라 불리는 우리들은 너무나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당장 돈을 벌어서 먹고 살 걱정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대학 현실을 견디는 것도 지옥이다. 하지만 경북대 학생의 눈과 정신은 자신에게만 머무르면 안 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생인 우리들은 대학, 나아가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총장직선제와 관련한 문제는 점점 그 몸집을 키워가고 있으나,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투쟁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이번 전국 국·공립대학생 대회는 관심과 참여의 열매가 아니다. 각 학교의 대의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시작되었을 뿐’ 이다. 무뎌진 대학 정신과, 대학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노력은 지속력을 가져야 한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나” 라는 질문이 있다면, 답은 “그렇다” 이다. 우리 일반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하나하나가 모여서 자그마한 파도를 만들 것이다. 이 파도는 대학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취업난을 포함한 사회 문제도 해결 할 커다란 파도가 되어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청년이 나서지 않으면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사회 민주주의의 초석인 대학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우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최채원 (사회대 신문방송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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