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독서의 계절 가을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캠퍼스의 나뭇잎들도 벌써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누가 이 가을을 사색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캠퍼스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아도 학생들이 책 읽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간만 나면 습관적으로 스마트 폰을 보는 학생은 많아도 독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도서관에서는 취업용 스펙 쌓기에 열중인 학생은 많아도 진정으로 독서하는 학생은 드문 것 같다. 1970-80년대에 유행하던 대학의 독서 동아리도 독서 토론회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이다. 지난 시절 비록 가난했어도 혈기와 낭만으로 책 읽는 사람으로 북적됐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캠퍼스의 모습이다.   인생에 있어서 독서의 중요성은 재론을 요치 않는다. 학창 시절의 폭 넓은 독서는 인격의 바탕이다. 세상에는 좋은 책 한 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경우도 더러 있다. 성공한 유명 인사들은 학창시절의 탄탄한 독서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회고하고 있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물은 아래로 모두 흘러버리지만 콩나물은 매일매일 자라기 마련이다. 매일의 독서가 인격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이 같은 이치이다. 안중근 선생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고 까지 하지 않았던가. 오늘날 대학에서 문학 치료라는 강좌가 유행하고 있다. 독서가 개인의 트라우마까지 치유한다니 일석이조(一石二鳥)임에 틀림이 없다.       학생들이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쉽고 재미있는 책부터 읽기를 권한다. 우선 쉽게 구할 수 있는 고전이나 문학 작품부터 읽기를 권한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젊은 시절 「백범 일지」를 읽고 제법 유명한(?) 정치인이 된 사람도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밤새워 읽고 현대사를 전공하는 교수가 되었다는 사람도 있다. 재미있는 책부터 찾아 꾸준히 읽다 보면 독서의 수준은 자연히 높아지게 마련이다. 독서 리스트를 작성하고 메모를 해두는 것도 좋은 독서의 방법이다. 무엇보다 독서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중고등 학생들에게 고전 읽기를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독서도  취업의 중요한 스펙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마침 이번 주부터 대기업의 면접시험이 시작된다고 한다. 면접에서는 주로 적성과 인성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독서는 이제 면접을 위한 필수적인 스펙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실에 급급해 급조된 토익 점수나 자격증만이 좋은 스펙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대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의 잘못된 자기와 결별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인식하는 것이야 말로 면접의 중요한 스펙이다. 그러기에 독서는 취업뿐 아니라 자신을 위한 귀중한 스펙임을 알아야 한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은 그리 길지 않다. 학생들은 취업이 어려운 이 시대에 살지라도 너무 서두르지 말고 진정한 자아를 위한 독서에 충실하길 간절히 바란다. 인생행로의 나침판이 되는 진지한 독서 없이는 자아의 성찰도 지성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 인생의 길이 있고 해법이 있음은 만고의 진리이다. 옛 선현은 선비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선비이기를 포기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 가을에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책을 골라 한 권씩이라도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독서는 자신을 위한 참된 스펙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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