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의 탄생을 막기 위해 터미네이터가 보내졌다. 혹시 아는가? 당신을 지키기 위해 터미네이터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인조인간들은 휴머노이드의 대표적 예로 볼 수 있다. 본래 휴머노이드란 외계인, 원숭이가 진화한 미래의 종족을 부르던 이름으로 ‘인간과 닮은 모습의 로봇’을 지칭한다. 휴머노이드는 계단을 이동하거나, 장애물을 통과할 때 인간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지능·행동·감각·상호작용 등을 모방하여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보자

휴머노이드의 운동을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3가지 종류의 운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우리는 X, Y, Z 3차원 공간을 향해 직선 방향으로 로봇이 움직이거나, X, Y, Z축을 중심축으로 그 축을 회전하는 방향(Roll, Pitch, Yaw)을 통해 로봇의 관절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 사람의 목운동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고개를 좌우로 갸웃거리는 것은 'Roll', 고개를 상하로 끄덕이는 것은 'Pitch',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은 'Yaw'이다. 

우선 터미네이터가 지탱할 수 있도록 발목 관절을 만들어 주자. 발목 관절 부분은 X축을 중심으로 Roll운동을 하는 조인트(기계의 접합부분)와 Y축을 중심으로 피치(Pitch)운동을 하는 조인트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부피가 크고 무게 또한 많이 나간다.  

다음으로 피곤해진 터미네이터를 휴식시킬 수 있도록 무릎관절을 설계해 주자. 무릎 관절 부분은 x축을 중심으로 피치(Pitch)운동을 하는 1개의 조인트로 구성돼 있다.

만들어진 하체로 인간과 흡사한 보행을 시켜주기 위해 세 가지 축으로 고관절을 만들어 주자. 고관절 부분은 X축을 중심으로 롤(Roll)운동을 하는 조인트, Y축을 중심으로 피치(Pitch)운동을 하는 조인트, Z축을 중심으로 요(Yaw)운동을 하는 조인트로 구성돼 있다. X축을 중심으로 롤(Roll)운동을 하는 조인트는 로봇의 전진, Y축을 중심으로 피치(Pitch)운동을 하는 조인트는 로봇의 보행에 있어서 균형을 잡거나 옆으로 걷을 때 필요한 운동을 한다. Z축을 중심으로 요(Yaw)운동을 하는 조인트는 주로 로봇이 방향 전환을 할 때 사용된다.

이제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면 일을 할 수 있도록 상체를 만들어 주자. 상체부의 프레임은 팔의 조인트, 머리의 조인트, 그리고 제어기 및 디스플레이 장치들을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하며, 하체 구성에 비해 간단하다. 머리 부분과 어깨 부분에 각각 2개의 조인트가 사용되는데 이 부분은 고관절 부분의 설계처럼 회전축이 하나의 좌표계 중심을 지나도록 조인트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프레임과 장치들을 연결하기 위한 프레임들로 구성돼 있다.

터미네이터에 생명을 불어넣자

몸을 멋지게 완성했더라도 뇌가 없으면 그 휴머노이드는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전기·전자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로봇의 뇌인 주제어기, 모터와 통신을 시켜줄 보조 제어기, 로봇의 안정된 보행과 임무 수행을 위한 다양한 센서, 로봇의 상태를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장치, 그리고 로봇의 동력원이 되는 전원부 등이 필요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구동부가 되는 21개의 관절들은 제어기부분과 전원부가 분리된다. 제어기는 다시 주제어기와 보조 제어기로 분류되며 구동모터들과는 다른 독립 전원을 사용한다. 로봇의 머리 부분은 외부 환경 인식 장치로 사용할 USB카메라, 그리고 로봇의 상태를 표현해주기 위한 디스플레이 장치로 구성된다. 전원부는 제어기 부분과 구동 모터 부분을 분리하여 연결된다. 

전자 시스템은 크게 주 제어기, 보조 제어기, 디스플레이, USB 카메라로 구성된다. 주 제어기는 로봇을 움직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장치로 프로그램의 생성, 수정, 삭제, 실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USB카메라나, 센서, 모터에서 나온 데이터를 처리하여 명령으로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주 제어기를 구현하는 장치로는 컴퓨터가 가장 적합하다. 또한 보조 제어기는 사용되는 모터와 주 제어기와의 통신을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장치로 사용된다.

완성된 터미네이터를 움직여 보자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휴머노이드 바이올로이드 모델을 이용해 휴머노이드 보행 이론을 알아보자. 보통 16개부터 20개 이상까지 원하는 형태의 휴머노이드를 만들 수 있다. 모터를 100개 200개를 쓰더라도 보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 중심이다. 즉 인간, 동물, 사물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항상 눈에 보이지 않는 무게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린 아기가 잘 걸어 다니지 못하는 이유는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보행에서 정지할 때는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면서도, 이동할 때는 무게 중심을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움직여야한다. 

한편 로봇이 서 있는 정지 자세는 꼿꼿하다. 이렇게 되면 전진, 후진 및 다른 동작을 하기 전에 너무 불안정한 모습을 갖게 된다. 따라서 휴머노이드는 다리를 굽혀주고, 상반신을 앞으로 약간 숙여야 한다. 하지만 다리를 너무 구부리면 모든 모터에 무리가 간다.

휴머노이드 기본 자세의 첫 번째 중요 요소는 각 로봇마다 배터리의 무게, 상반신, 하반신의 비율에 따라 무게 중심이 달라지므로, 상반신의 경사를 알맞게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무릎의 높낮이다. 사람은 꼿꼿이 서도 문제없지만, 로봇은 신경이 없으므로 무릎을 통해 자세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휴머노이드의 보행에는 정보행과 동보행이 있다. 정보행은 아기의 걸음마와 같이 무게 중심을 한걸음씩 발바닥에 싣고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한 발로 중심을 잡고 서면서 보행을 하므로 일반적으로 느리지만 안정된 보행을 할 때 많이 쓰인다. 동보행은 보통 성인들의 걸음으로 무게 중심을 채 발바닥에 싣기도 전에 다음 보행할 발바닥이 가속도를 내어 앞으로 내딛는 것을 가리킨다. 때문에 동보행은 중간에 한 발로 서거나 할 순 없지만, 빠른 걸음이나 달리기들을 하기에 적합하다. 보통 적당히 가벼운 로봇들에 동보행을 구현하기 편했는데 최근에는 무게 중심을 잘 이용하여 무거운 로봇에서도 동보행이 시도되고 있다.

전투력을 기르자 

우리나라에도 실제로 서로의 휴머노이드를 겨루는 휴머노이드 대회가 있다. 유명한 대회로는 격투 대회가 있고 그밖에 슈퍼 로봇 그랑프리(SRGP)뿐 아니라 Robot Sports 형식의 수많은 휴머노이드 대회가 생겨나고 있다. 휴머노이드 격투 대회에서는 대다수 알루미늄, 철 프레임을 사용하므로 파워를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다. 모터 수는 16개 정도를 사용해도 되고, 허리를 돌리도록 추가하거나, 팔 관절을 추가하기 위하여 더 늘려도 된다. 넘어지지 않고 상대방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공격력을 가진 로봇 형태라면 어떤 외형도 무관하다. 

휴머노이드의 현재

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의 감성 인식 로봇 '페퍼(Pepper)'가 4개월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일본 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페퍼는 사람의 감정을 인지하고 감정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cloud) 방식을 통해 인공지능을 구현하였다. 휴머노이드 페퍼는 가족의 일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또한 한국과학기술원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휴보가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 결선에서 최종 우승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로봇 연구 역사에도 불구하고 휴보가 세계적 연구소, 대학, 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우승을 이뤄 냈다.

글로벌 시장 조사·컨설팅기업인 마켓앤드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산업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5.2% 성장해 400억 8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23일 로봇 신전략 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로봇 시장 성장을 적극 지원했다. 일보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 내 로봇 시장은 올해 1조5000억 엔에서 2035년 10조 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20년까지 로봇생산 9조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재 로봇 산업을 대표할 글로벌 기업이 마련된 해외와 달리 국내는 대부분 중소기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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