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2일 전교학생대의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렸다. 중요 안건은 단연 대학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성명서 채택 건이었다. 이와 함께 여타 안건 심의가 이루어진 이번 전학대회에서 의원들의 책임감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한 시간 가량의 회의 후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인원수를 세어보던 중 일이 발생했다. 의장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회의를 무단으로 이탈한 인원이 16명에 달한 것이다.대의원들의 회의 중 무단이탈 현상은 물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즈음 학내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전학대회의 무단이탈은 정도가 지나치다. ‘학생 대표’인 대의원이 본연의 업무인 회의 출석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학생회 활동은 회의 출석부터라는 것은 기본이 아니던가. 개인적인 업무도 물론 중요하지만 의장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회의 중에 무단이탈하는 행위는 분명 학생의 대표로서 직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게다가 심의를 위해서는 다수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데 소수의 대의원들만 의사를 표현하고 나머지 대의원들은 비표를 들었다 놨다 할 뿐 침묵으로 일관했다. 물론 모든 현안에 대해서 충분한 의견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각 단대 및 학과를 대표해 자리에 참석한 대의원이라는 직분을 놓고 보면 참으로 불성실한 태도다. 개인 의견이 없는 것과 학우들의 대표자로서 의견이 없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이번 복지위원장의 무단 사퇴 건 역시 대의원 책임감 부재의 일례로 볼 수 있다. 일단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자신이 그 자리에 올랐다면 사적인 영역보다 공적인 영역을 우선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의원 선거는 간접선거지만 학생 대표라는 것을 생각하면 직접선거로 뽑힌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졸업 작품 준비를 위하여 한 학기만 활동하고 그만두는 행위는 정말 무책임하며 경북대학생으로서 분노가 인다.복지위원장이 사퇴 후 차기위원장을 지명해 정당한 표결을 거쳐 전학대회에 내보냈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조금 자유로워졌을까. 그러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데 적잖은 실망감을 느끼며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말했다. “책임과 권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권위가 없는 책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도 있을 수 없다.” 막스 베버의 이 말이 대의원들에게 아로새겨지길 바란다.

최신명(사회대 신문방송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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