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와 20세기 초에 가장 영향력 있고 위대한 수학자인 힐버트는 그의 제자들과 더불어 현대 수리물리학의 중요한 이론을 제공하고 무한의 개념을 일반대중에게 가장 잘 설명한 수학자 중의 한 사람이다.  “과연 무한대는 얼마나 큰 것인가” 라는 질문에 정말로 얼마나 큰 것인가가 우리를 헷갈리게 할지도 모른다. 이 헷갈림을 자연수 관점에서만 다음과 같이 해결해보자. 무한개의 객실을 가진 어느 호텔에 꿈을 갖고 하룻밤을 묵으면 정말 감쪽같이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소문을 들은 어느 나그네가 해가 저문 어느 날 저녁 7시경에 그 호텔에 도착하였지만 이미 빈방은 없었다. 미국에서 자동차로 여러 날을 여행해본 필자도 경험하는 것이지만 오후 7시경에는 호텔에 빈방은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여 빈방을 찾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무한개의 객실을 가진 그 호텔의 빈 객실이 없다고 상상해보자. 마지막 꿈을 이루어야만 하는 절박한 그 나그네에게 호텔 주인인 힐버트는 어떻게 해서 방을 줄 수 있었겠는가? 힐버트는 빙그레 웃으면서 나그네를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 후에 이미 투숙한 모든 투숙객에게 옆방으로 차례로 옮겨달라고 요청하여 1번방을 비웠고 그 1번방에 투숙하게 하였다. 나그네에게 방도 주고 꿈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준 힐버트는 느긋하게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소문은 소문을 낳는 법이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무한히 많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어느 공동체가 그 얘기를 들었다. 하룻밤의 투숙이 미래를 변화시키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가져다준다는 호텔이 있다는 얘기를! 무한히 많은 객실을 가진 호텔이 존재하고 그 호텔의 하룻밤 투숙이 공동체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 어느 공동체에서 미래를 위하여 끝이 없을 듯한 토론을 마친 후 그 호텔에 무한히 많은 구성원 모두를 투숙시키기로 하였다. 또한 각자 한 개의 객실을 주기로 하였다. 지금까지는 자본이 충분한 공동체인지라 당장의 문제는 없지만 1년 후의 미래를 낙관치 못 하였다. 문제는 구성원 모두를 그 호텔에서만 투숙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도 각자의 비전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그날 밤 10시경에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그 호텔에 객실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객실이 없다는 어느 누군가의 외침으로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는 순간이 파도 일 듯이 구성원에게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오늘도 빈 객실이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는 호텔 주인인 힐버트만 차 한 잔을 들고 그 공동체의 구성원과 마주하게 되었다. 투숙객과 호텔의 개수를 자연수로 힐버트는 대응시키고 있었다. 밤 10시는 늦었지만 그 공동체가 꿈을 실현시키는 데 수학자인 힐버트는 어떻게 하든 해결하여야만 했다.  잠깐 동안 힐버트는 이 공동체를 위하여 고민을 하였지만 힐버트는 그 대응을 자연수가 아닌 정수로도 대응 시킬 필요가 없음을 금방 알았다. 자연수만 하여도 늦은 밤 10시에 도착한 무한히 많은 투숙객에게 오늘 이 밤을 편안하게 묵게 할 수 있음을 발견한 힐버트는 새삼 본인이 수학자임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했었다.  힐버트는 이미 투숙한 투숙객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하였다. 각방에 투숙한 투숙객은 자기 객실 번호의 2배가 되는 객실로 옮겨 달라고. 1번 객실의 투숙객은 2번 객실로, 2번 객실의 투숙객은 4번 객실로... 이렇게 하여 모든 객실의 투숙객을 옮긴 후 그 공동체의 무한히 많은 사람을 홀수 번호 객실에 묵게 하였다.    힐버트호텔! 무한개의 객실을 가진 그 호텔은 항상 언제든지 무한히 많은 투숙객을 동시에 묵게 하고 꿈을 이루게 하는 유일한 호텔이다. 무한은 이 호텔의 객실의 수보다도 더 무한하다.

김상동 교수 (자연대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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