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사연자의 이야기를 담아 노래를 선물해주는 ‘노래 집배원’.  가수 일 포스티노를 만났다. 만났을 때, 그들은 뜨거운 사랑이라는 사연을 가진 ‘독백’이라는 노래를 들려준, 사연자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들려주는 일 포스티노. 그들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매달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든다고 하던데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드는 이유는?J-CLEF: ‘일 포스티노’라는 그룹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 그룹 이름은 이탈리아어이고 영어로 번역하면 ‘postman’이다. 음악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던 중에 그룹 이름처럼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들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은 사연에 대한 일기장이다. 이 감정을 대중들한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듣는 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음악이 너무 일방향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쌍방향적으로 청자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상훈: 크누파크에서 매달 다른 키워드로 사연을 받고 있다. 처음에 익명게시판에 사연을 달라고 올렸고 크누파크 채팅방에서도 홍보 중이었는데 운영자가 연락오더니 게시판 하나를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전용게시판을 만든 후로 사연이 많이 온다.  

Q. 일 포스티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들 때와 일 포스티노로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 때의 차이가 있다면?J-CLEF: 내 이야기를 소재로 쓰인 곡이 애착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경을 더 많이 쓰는 쪽은 사연을 받아서 만드는 노래다. 혹여 사연 신청자가 이 멜로디에 이 가사가 마음에 안 들까 더 많은 시간을 고민한다. 장르를 고르게 하고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이나 단어가 있는지도 물어본다. 이상훈: 사연 하나 하나를 내 이야기처럼 생각한다. 우리를 믿고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준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소설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이 사람이었으면’ 하는 느낌으로 사연을 본다. 이 프로젝트가 남의 꿈을 이뤄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꿈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해지고 싶은 것을 떠나서 노래할 수 있는 자체가 즐겁다. 

Q.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는지?J-CLFE: 노래를 좋아했지만 음악을 업으로 하려던 건 아니었다. 중학생 때까지 좋아했던 애가 남자친구한테 언젠가 곡을 선물 받고 싶다고 했었다. 고등학생 때 이태리로 유학을 가서, 헤어진 후였지만 첫사랑이었던 그 애의 말이 잊혀지지 않아 방과 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그 아이를 위한 곡을 만들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내 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상훈이랑은 중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 온 옆 동네 친구였고 그는 그 중학교에서 음악으로는 단연 탑이었다. 이상훈: 중3 때 노래하는 게 좋았다. 주위 사람들의 잘한다는 칭찬에 힘입어 더 즐겁게 노래했다. 고3 때, 현실과 타협해 1년 동안 죽자고 공부해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에 왔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이 강했고 나는 그 길로 음악을 택했다. 

Q. 2집 앨범 중 ‘시간’과 ‘할머니’라는 곡은 이탈리아어로도 수록되어 있는데, 해외 시장도 목표로 하고 있는지?J-CLFE: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이태리로 유학한 적이 있어서 이태리와 인연이 깊다. 음원을 냈을 때,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소문 내달라고도 했는데 당시에는 힘이 좀 부족했다. 대신 한국어를 배우는 이태리 학생들과 이태리에 있는 한국 학생들 커뮤니티 페이스북 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렸더니 반응이 굉장했다. 이상훈: 이태리에는 팬 페이지도 생겼다. 일 포스티노 페이지를 방문하는 분들 중에 3분의 2가 이태리 사람이다. J-CLFE: 또, 일본으로도 진출했다.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좋다고 했다. 그분이 사연을 모아서 우리에게 번역본을 주면 우리가 노래를 만들어 한국어로 부르고 그 노래는 다시 일본어로 번역되어 사연 신청자에게 가게 된다.

Q. 마지막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J-CLFE: 그만하라고 하고 싶다.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나에게 “니가 뭘 아냐”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 이 정도의 깡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절실해야만 어디서든 길을 찾을 수 있다.이상훈: 돈이 있거나 친구가 돈이 많으면 해라. 학원 다니며 설렁설렁하게 노래를 하는 건 음악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또, 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앨범을 낼 것인지 등의 계획이 있기 전까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음악을 하려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곡, 무대가 있어야 된다. 그렇지 않다면 버틴다 해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정수정 기자/jsj15@knu.ac.kr김서현 기자/ksh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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