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노래가 있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여행 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노래다. 그런데 이 노래 끝의 가사도 기억하는가?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여기서 모두 함께 떠나자는 것은 단순히 모두에게 여행을 떠나라 권유하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정말로 같이 여행을 떠나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누군가와 여행을 함께 떠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매우 신나는 일이다. 그럼,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2학년 겨울방학. 나는 한 달간 꿈같은 스페인 여행을 즐겼다. 그것도 혼자서. 떠나기 전에도 그랬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어떻게 여자 혼자서 여행할 생각을 다했어요?’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았다. 왜 그런 눈으로 보는지 안다. 떠나기 전에는 나도 그런 사람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여행을 사치라고 생각했다. 어서 꿈을 정하고 집중해서 달려야 할 시기니 지금은 돈 낭비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큼 꿈을 정하기는 쉽지 않았고 갈수록 불행해지는 느낌이었다. 진지하게 나를 마주할 의지도 부족했고 그럴 시간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진정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다.운 좋게도, 나의 경우에는 벼랑 끝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등을 밀어준 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일단 떠나보면 알게 될 거라 하셨다. 여행은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그 짧은 시간들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인가? 그 말을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동안 놓치고 있었던, 너무도 익숙해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것들을 모두 소환해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여행의 힘이라고. 더불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도.그 다음 해 여름방학, 나는 또 다시 스페인에 갔다. 모든 일정이 다 짜여져 있고 단체로 이동하는 국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말이다. 홀로 여행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큰 영감 같은 걸 얻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실망이 컸다. 분명 같은 곳인데 본 것도 달랐고 느낀 것도 달랐다. 단순히 계절의 변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같이 간 사람들, 이미 예고된 장소들, 배우러 왔다는 의무감 때문이었을까. 틀렸다. 그것은 모두를 위한 여행이지 나를 위한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홀로 떠난 여행에서 모든 행동의 책임은 스스로가 진다. 그렇게 뭐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시간들은 유(有)의미 하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유롭게 선택이란 걸 하고 살까? 생각해보면 살면서 부딪히는 선택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나는 그 시간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여행임을 알려주고 싶다.

강민경(농생대 식품공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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