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21살 여대생입니다. 저는 아직 연애를 못 해봤어요. 대학교 들어와서 정말로 괜찮은 분에게 고백도 받았었는데 말이죠. 그 분에게 호감은 있었는데 수락을 못했어요. 막상 그분과 사귀는 것이 무서워서요. 연애를 하기 싫은 건 아니지만 연애라는 것을 시작하는 게 아직 무섭네요. 다른 사람들은 쉽게 만나고 연애 잘 하던데, 어떻게 극복할 방법 없을까요?

A : 고백을 과감히 차버리고선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하소연 하는 A양! 이 고민은 그 사람이 못 보게 해야겠어요. 너무 서운할 테니까요. 아, 주위에 외롭다고 하는 친구들 있죠? 그들 중에는 분명 고백조차 못 받아 보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그들에게 역시 웬만하면 털어놓지 마요. 당연히! 고백을 받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투의 감정이 앞서서 A양의 고민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않을 수 있거든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상담에 들어가 볼게요. 우선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게 있어요. 왜 A양은 그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을까요? 1. 정말로 연애라는 게 너무나 두려워서. 2. 호감이 있긴 했지만 첫 연애를 함께할 정도로 매력이 없어서.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생각해 봐야 해요. 정말로 괜찮은 분이라고 이야긴 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가 인간적으로 괜찮을 뿐 남자로선 큰 매력을 못 느꼈다면 차라리 다행이에요. 그건 그냥 그에게 반하지 않았을 뿐이니까요. 만약 1번일 경우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만날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연애를 시작하는 게 아직 무섭다는 이야기는, 누군가와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 두렵다는 거겠죠. 그건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필요로 하니까요.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결정체가 바로 순간순간의 감정들이에요. 그걸 함께 공유한다는 건 엄청나게 대단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일임에 분명하겠죠.

그런데 재밌는 게 있어요. 1번과 2번이 결국 연관이 있단 거예요. 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를 의미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그 여정을 상상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건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적용되는 거예요. 심지어 그런 각오를 한 번 했다가 실패를 겪은 사람들에겐 더더욱요. 혼자서만 해도 되는 선택을 굳이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정말로 골치 아픈 과정이거든요.

머리로 생각하면 정말 끝이 없는 그 고민, 그 생각의 과정을 잊게 해주는 게 바로 사랑이에요. 감정이 생겨버리면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힘든 일들, 불편한 선택들, 무거운 책임감들을 다 극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자신감 말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그 사람을 내 옆에 두고 싶은 욕심도 강해지죠.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반했다.’ 라고 표현 하죠. 1번과 2번 대답이 연관 있다고 한 이유는, A양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가 A양을 반하게 하지 못한 것일 뿐이란 거예요. A양이 특별히 연애를 시작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란 말이에요. 물론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이고, 누군가에겐 대단히 매력 있는 사람일 수 있겠죠. 하지만 A양이 가진 첫 연애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 정도로 A양을 홀리진 못했단 말이에요.

대다수의 경우, 본인이 이성을 보는 기준이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인기가 많고 대단히 매력적인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A양은 상당히 높은 눈을 갖고 있을 확률이 있어요. 엄청나게 높은 기준은 아니라도 상당히 다양한 기준들을 까다롭게 고를 수 있거든요. 혹은 욕심이 많고 호기심이 풍부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려하고, 포기 못하는 그런 성격일지도 모르구요. 필자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쉽게 쉽게 연애를 시작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본인은 연애=사랑=결혼 이란 생각 때문에 정말로 너무나도 신중하게 생각을 했던. 결국 그 사람은 연애에 대한 이상도 높고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기준도 까다로웠거든요. 그러다가 한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어요. 상대방의 적극적인 구애에 의해서였죠. 그 연애가 그리 오래가진 않았지만, 그렇게 한 번 스타트를 끊으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연애를 많이 하더라구요. 그렇게 다양한 연애를 경험한 뒤 결국 본인이 그렇게 원하던 사람을 만나 이제 결혼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A양도 너무 걱정마요. 다만, 고민의 순간에 한 번 내지르는 시도는 한 번쯤 추천해주고 싶네요. 연애를 머릿속에 상상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진짜로 현실연애를 했을 때 그 괴리감이 커질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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