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교에도 봄이 찾아 왔다. 학기 초 신입생들은 다양한 것들을 마음에 품으며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흥미를 고려해 동아리를 가입하고 앞으로 할 활동들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봄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활동에 대한 기대를 교내에서 충족시킬 수 없어 보인다. 대체 어떤 문제가 우리가 꿈꾸는 활동들에 제약을 주고 있는 것일까?
동아리 예술분과 A동아리에서 얼마 전 공연을 했다. A동아리 관계자는 공연을 열기 전 공연 장소를 정해야 했다. 경북대학교의 중앙동아리인 만큼 학교 내에서 공연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교내에서 공연을 열지 못하고 결국 교외의 기관에 알아보고 활동을 해야 했다.
지금 경북대학교 내에서 음악 공연을 열 수 있는 공간은 청룡관 소강당, 백호관 소강당, 정보전산원, 경북대학교 대강당 등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들은 대강당을 이용할 수 있어서 장소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러나 대강당 공사 후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충족시킬 수 없는 조건들을 내걸며 학생들에게 빌려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시설을 해결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학교 대강당을 이용하기 위해 학교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인원 500명 동원 가능해야 하는 것과 몇 백 만원의 시설 이용비이다. 하지만 이 동원인원과 이용 금액은 학생들에게 감당하기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이다. 학교에 어떤 동아리도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단독으로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에 대해 총동아리연합회와 총학생회와 충분한 대화를 가진 뒤 대강당의 대관 기준을 정했어야 했다. 만약 대강당이 관리비문제로 학생들이 정 이용하기 어렵다면 학생들에게 그보다 작은 규모의 강당을 마련해주는 것을 학교에서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서 백호관 소강당의 시설을 다시 고쳐주는 등으로 새로운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학교 대강당은 공연을 하는 공연장이 아니다. 학교의 대강당은 예술센터가 아니다. 학교 대강당은 학생들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시설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윤을 내는 목적으로 이용되거나 유명 가수들과 유명 강연자들이 주된 강당의 이용자가 된다면 그것은 학교 시설의 기능을 잃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유명한 아티스트와 강연자만 학교의 시설인 대강당을 이용할 수 있다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 아닌 것이다.

서지원
(자연대 생명과학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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