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21살 여대생입니다. 작년에 좋아하게 된 오빠가 있었는데 한 달을 혼자 앓다가 고백했어요. 하지만 그 오빠는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며 거절을 했구요. 거절을 당하고도 9개월을 더 좋아했는데 오빠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고 나서야 포기가 됐어요. 그리고 지금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싶은데 이번에도 짝사랑이 될까봐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A : 오빠에 대한 사랑을 이어나간 A양! 멋집니다! 정말이에요.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누군갈 좋아하고, 그 사람을 향해 가진 본인의 감정에 의리를 지킬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거든요. 사랑은 그렇게 혼자만의 길도 걸어봐야 아는 거예요. 아무 조건이나 대가 없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짝사랑이야말로 진짜 사랑에 가까운 건지도 모르구요. 전 A양이 정말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필자도 짝사랑의 경험이 있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지 마라는 친구들의 조언에도 전 늘 대답했죠. 밑 빠진 독이라면 어때! 그렇게 물을 부을 수 있는 독을 가진 게 어디야! 라구요. 힘들긴 했지만, 그 독에 물이 안 차오른다고 해도 상관없었죠. 내가 어디엔가 물을 붓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사랑은 진행 중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A양. 그런 사랑은 한 번이면 족한 것 같아요. A양은 얼마든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기쁨 말고도 더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단 거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즐길 권리가 있어요.
짝사랑을 또 경험하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걸 가르쳐 줄게요. 자신감을 갖는 거예요. 아무리 자신감을 가져도 상대의 마음은 얻을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건 본인이 부족해서가 절대 아니란 걸 알아야 해요. 그냥, 원래 안 될 운명이었던 거예요. 참 슬프긴 해요. 그래도 어떤 타이밍을 놓쳐서라든지, 찰나의 우연 하나가 조금 어긋나버려서 그 사람과는 절대 될 수 없었던 거라고 생각할 만큼 자신감을 가져요. 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뭔가가 안 맞아서 그와 잘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혹은 그가 나를 몰라봐서 그런 거라고 화를 내도 좋구요. 다시 그 우연을 만들어내고 타이밍에 맞춰 제자리로 세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그런 기적이 벌어질 지도 몰라요.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본인의 매력을 가꾸는 훈련을 해야 해요. 그것이 얼굴이든 몸매든 혹은 성격이든 지식을 뽐내거나 위트 있는 화법이든 말이죠. A양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 그가 후회할 만큼 멋진 여자가 되세요. 그를 위해서, 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매력을 가꾸라는 얘긴 아니에요. 그의 마음을 빼앗은 여자아이에 비해 A양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르니까 그걸 바꿔보자는 이야기에요. 그는 왜 다른 여잘 선택했을까. 그 여자애가 가진 매력은 뭐였을까. 나에겐 없고 그 여자애가 갖고 있는 게 다른 남자들한테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걸까? 이런 걸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여자 얼굴이나 몸매만 보는 철없는 남자들! 이라고 나무라봤자, 그 철없는 남자들 사이에서 여왕으로 군림해 본 뒤 그들을 나무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차이가 있거든요. 여왕은 만들어지는 거구요.
A양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나요? 잘생긴 사람? 똑똑한 사람? 그러면 A양은 어떤 사람인가요. 예쁜여자? 현명한 여자? 적어도 사랑에 있어 망설이는 여자는 아니란 걸 알았으니까, 전 A양이 앞으로 훨씬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짝사랑이 될까봐 누군가의 옆에 서길 망설일 필욘 없어요. 한가지 달라져야 할 건, 그 전에 거울 앞에 서 보는 것이에요. 내 감정을 상대에게 억지로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매력을 갖고 상대에게 다가가는 거죠. 사랑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는 법도 중요하답니다. 더 자주 거울을 보세요. 본인의 매력을 발견하고 더 가꾸는 거예요. 내적인 걸 가꿔서 어필하는 것보단 외적인 걸 가꾸는 편이 훨씬 쉽고 결과도 바로바로 확인가능하답니다. 본인이 안 예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얼굴이 안 예쁘다면 몸매를, 몸매가 안 예쁘다면 피부를 가꿀 수 있어요. 남자들은 말이에요, 한 가지가 없다 해서 다른 모든 걸 포기하는 여자보단, 본인이 갖고 있는 걸 잘 파악해서 가꾸는 여자가 섹시하게 느껴져요. 그럼 A양이 굳이 먼저 다가가지 않아도 A양의 좋은 점을 알아봐줘서 고백하는 남자들이 넘쳐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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