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구두 곽재구
새벽 기차역 앞빨간 장갑을 낀 눈사람 하나 서 있다
신발장 안초록색 리본이 달린낡은 솜구두 생각이 났다
눈사람에게그 예쁜 구두를 신기면그가 떠나온 먼 고향을그리워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역앞 중국음식점에반짝 불이 들어오고플랫폼에 들어서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렸다
당신도 그 낡은 솜구두 생각이 나지 않는가눈사람의 고향을 지나 어머니가 사는 별까지 걸어도두 발이 따스할 것이다
역에서 나온 눈사람들의 두 눈이 부엉이처럼 퀭하고눈사람들의 두 귀가 파랗다
약력및 기타
전남대 국문학과 졸업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에서" 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 아리랑,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와온바다 들과산문집 길귀신의 노래, 우리가 사랑한 1초들, 포구기행,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들이 있음
뉴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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