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팔을 잃고 장애아로 사는 7살 소년 알렉스 메드에게 생체공학 로봇 팔을 선물해 화제를 모았다. 평소 슈퍼히어로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 알렉스만을 위해 3D프린터로 맞춘 인체공학 인공 팔을 만들어 준 것이다. 외형은 아이언맨의 팔과 똑 닮았다. 꼬마 아이언맨을 만들어 낸 3D 프린터를 소개한다●

넌 어디서 왔니? 3D 프린터 일반적으로 사무용 또는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도트프린터나 잉크젯 프린터가 평면으로 된 2D 개체를 스캔, 복사, 출력한다고 하면, 3D 프린터는 3D로 디자인 된 정보를 입력받아 정3차원 출력물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본래 3D 프린터는 상품을 내놓기 전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안됐다. 기업은 특정 물건을 상품화하기 전에 상품의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결함이 있다면 수정·보완해서 물건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A 회사에서 리모컨을 하나 출시준비 중이라 하자. A 회사는 그 리모컨이 결함이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나 매번 검수를 위해 실제 제품처럼 리모컨을 만든다면 돈과 시간의 낭비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A 회사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리모컨과 똑같이 생긴 시제품을 출력하여 결함을 확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3D 프린팅을 최근에 발명된 기술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이 기술은 30년 전 1984년에 미국의 3D systems사에서 개발된 기술로 이미 항공/자동차 분야의 시제품 제작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웬만한 요즘 대학생보다 나이가 많은 셈이다.

3D 프린팅 과정3D 프린팅의 기본 원리는 소재를 한 층씩 인쇄하면서 얇은 막을 쌓아올려 입체적인 형태를 가진 물건을 생성시키는 것이다. 입체적인 물건을 미분하듯이 매우 얇게 잘라 분석하고, 이러한 막을 한 층씩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쌓아서 물건의 형태를 완성하게 된다. 3D 프린팅 과정은 크게 1. 설계 도면을 만드는 모델링, 2. 원료를 쌓아 물건을 만드는 프린팅, 3. 프린트된 물건을 굳히거나 표면처리 하는 후처리 단계로 볼 수 있다.

물 마시는 컵의 제작 과정을 가정해보자. 우선 모델링은 내가 뽑고 싶은 물체의 도면을 그리는 것이다. 컵을 만들기 위해 원하는 컵의 모양을 만든 후 입체화 한다. 3D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STL파일이 필요하다. STL파일은 3D 프린팅을 위한 가장 신속하고 안정된 프로토타입 시스템의 표준이다. STL파일은 특정 파일에서만 작성 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CAD와 같은 컴퓨터 그래픽 설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물체의 모양을 3차원으로 구성한 후 STL파일로 변환하면 된다. 

 인쇄하고 싶은 물건의 모델링이 끝났다면 3D 프린터를 가동 준비한 후 프린팅을 한다. SD카드 등을 통해 모델화 한 STL 파일을 3D 프린터에 입력하면 3D 모델을 가로 방향으로 무수히 많은 얇은 막으로 쪼개어 데이터를 분석하게 되며, 재료를 세팅한 후 조형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컵의 모양이 만들어 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린팅이 완료되면 후공정 작업을 거친다. 사용된 재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조형물이 완성되면 주변에 붙어 있는 찌꺼기나 부산물들을 제거하고 광경화 플라스틱의 경우 완전히 단단해질 때까지 굳히는 과정을 거친다. 경화 과정이 끝나면 표면 청소와 매끄럽게 만드는 작업, 코팅이나 페인팅 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물이 완성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컵이 단단해지고 매끈매끈해 질 것이다.

3D 프린팅 작동 방식3D 프린팅 기술 방식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크게 사용되는 원료의 특징에 따라 액체, 파우더, 고체 기반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방식은 조형 속도와, 정확도에 차이가 있으며 입힐 수 있는 색의 수 또한 다르다. 우선 액체기반의 SLA방식은 주로 액체 상태의 폴리머 합성수지와 그 외의 합성수지를 이용하여, 물체의 모양을 한 층씩 쌓은 후 순간적으로 경화시켜 형상을 제작한다. 이 방식은 속도가 빠른 편이고, 정확하고 세부적인 모형제작이 가능해서 의료제품이나, 전자제품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파우더 기반의 SLS방식은 분말형태의 재료를 가열, 결합하여 조형, 재료 형태에 따라 접착제 또는 레이저를 사용 하는 시스템이다. 재료선택의 폭이 넓으며 액체원료 기반보다 견고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고체기반의 FDM방식은 주로 고체 상태의 원료를 깎아서 만든다. 필라멘트 등의 열가소성 재료를 열을 가해 녹인 후 노즐(유체를 고속도로 분출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분출 부리)을 거쳐 적층을 조형한다. FDM방식의 경우 특허 보호기간이 만료되어 저가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제일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고, 가장 저렴하다.    

                       3D 프린팅 현황 및 전망제조업계가 3D 프린팅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3D 프린팅의 제작방식이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품 제조는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상품을 개발해서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때문에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는 간과되었다. 더불어 상품의 양이 많아지면서 차별화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빠르고 간편하며,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요구대로 맞춤화하기가 쉽다. 이러한 기술이 특허만료로 인해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이제 개인도 쉽게 3D 프린터를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아이디어와 설계도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언제든지 만들게 될 날을 기대 할 수 있다. 세계에서도 3D 프린팅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3D 프린팅에 주목하고 있다. 3D 프린팅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3D 프린트 상위 8대 기업 중 Stratasys 등 5개 업체가 미국 기업이다. 또한 Apple과 같은 미국의 대형 IT 업체들이 3D프린터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어 글로벌 3D 프린터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우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 3D 프린터 시장은 대폭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데, 가장 유망한 시장은 교육계로서 3D 프린터가 공업계, 미술계, 의료계 등의 대학과 고등학교, 전문학교 등에서 주로 디자인 확인이나 연수, 훈련 등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3D 프린터 시장을 선두적으로 점유하기 위해 활발한 3D 프린팅 연구개발 활동을들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데 의료 분야에서는 임플란트나 뼈를 재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기구를 생산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국도 이 분야에서 세계 선도적인 수준이다. 또한 바이오 프린터에 관해서도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재건 수술에 활용할 수 있는 세포 조직 등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바이오프린팅기술이 활성화되면 인공장기나 인체조직을 만들 수 있게 된다. 3D 프린터로 만든 간 조직을 40일간 생존시킨 사례가 있다. 쥬얼리나 피규어같이 3D 프린터로 만든 일반용품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발모양을 스캔하여 3D 입체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을 3D 프린터에 입력하여 맞춤형 깔창을 제작한 업체도 있다. 또한 운동선수들이 3D 프린터로 맞춤형 장비를 만들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경우도 있다. 기계·산업분야에서는 일부 크기를 정확히 가늠하기 힘든 부품을 3D 프린터로 뽑아내서 쓰기도 한다. 산천 KTX의 경우 다른 KTX와 다르게 같은 크기에 보다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3D 프린터로 맞춤형 부품을 뽑아내서 필요 없는 공간을 줄여 더 넓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푸드프린팅이라고 해서 초콜릿같은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그것들은 실제로 먹을 수도 있고 영양소도 충분히 들어있다. ‘스무스 푸드(Smoothfood)’라고 불리는 이 식품은 젤리형태인데 식사 장애를 겪는 환자들, 그리고 치아가 약해 음식을 씹기 힘든 노년층들 위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앞으로 3D 프린터는 더욱 다양한 곳에 쓰일 것이다.

3D 프린팅에 대한 걱정과 우려한편 일각에서는 3D 프린팅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3D 프린터는 원하는 대상을 그대로 만들 수 있어 앞으로 이와 관련해 복제의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인다. 3D 프린터의 대중화로 인해 이제 가정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작권법 제30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적용에 있어서 3D 프린터가 정당화될 수 있는 지의 여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우리는 지적 창작물이 만인에 의해 공유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반성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3D 프린터의 사용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지적 창작물의 무단사용을 불법행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D 프린터의 가격이 하락하고 가정에서의 사용이 대중화가 되면 이는 그와 같은 불법행위를 부추기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아직까지는 3D 프린터로 인한 무분별한 복제품의 저작권침해 행위를 기술적,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기존에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던 저작물들을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어 쓸 수 있게 되면 그 행위들 자체가 문화산업분야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우려와 지적과 관련해 3D 융합기술 지원 센터의 김동현 산학협력중점교수는 “3D 프린터의 발달로 인해 저작권개념이 변화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해 피해자가 없도록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 중”이라고 했다. 한편 김 박사는 3D 프린터의 안정성과 관련해서도 “3D 프린터의 높은 열 때문에 소비자 사고가 날 수 있고, 프린팅 중에 날리는 분진의 안정성 또한 100% 검증된 것은 아니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3D 프린터로 총기류를 만든 조직과 관련된 외국 뉴스나, 개인이 3D 프린터로 총기를 만들었다는 일본의 뉴스 등의 보도가 보여듯이 3D 프린터는 저작권 외에도 여러 부정적인 사례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참고문헌

「3D 프린팅 기술 기반 이종소재 복합프린팅 장비 개발」 (천승우, 2015) 「3D 프린터활용으로 인한 저작권보호」 (박선애, 2014)

자문

김동현 (3D 융합기술 지원 센터 산학협력중점교수)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