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대학교에 입학한 15학번 A양. 수업을 듣기 위하여 대중교통인 버스에 올라탄다. 그녀가 사용하는 카드는 ‘그린카드’이다. 돈을 내고 타는 버스이지만 다시 돌아오는 포인트에 마음은 가볍다.

‘그린카드’는 기존의 친환경 정책과 달리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린카드는 녹색생활을 하는 소비자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는 신용카드로 전기·물·가스 사용량을 줄이면 7만 점까지, 녹색제품을 구입하면 금액의 1~5%를 포인트로 제공한다. A양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 달 최대 만원의 포인트를 돌려받을 수 있으며 연간 최대 20만원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물건을 사러간 A양. 주변을 둘러보니 탄소인증마크가 붙어져 있는 상품을 보고 고른다. 

A양이 구매한 물건에는 탄소인증마크가 붙어있다. 탄소인증 마크는 탄소배출량 인증(1단계), 저탄소제품 인증(2단계), 탄소중립제품(3단계)로 이뤄져있다. 이산화탄소(CO2)로 만들어져 있는 마크가 특징이다. 탄소배출량 인증 마크의 경우 제품의 생산과정 및 배송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정량적으로 파악하여 인증을 부여한 것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알게 해주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저탄소제품 인증은 탄소배출량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저탄소제품 인증기준을 충족할 경우 부여 받게 된다. 3단계의 경우 더 이상 탄소배출량 감축이 어려운 경우, 식수활동과 탄소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해 탄소배출량을 ‘영(0)’으로 만든 제품에 부여한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는 A양. 대부분의 친구들이 테이크 아웃컵에 커피를 마시지만 A양은 텀블러를 사용하여 커피를 마신다.

종이컵은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의 개수는 연간 120~150억개이다.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약 13만 20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종이컴 한 개의 경우 약 1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하지만 A양처럼 다회용 컵을 사용했을 경우 컵을 씻는 시간을 10초가량이라고 가정할 때 1.7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때 1.0g의 이산화탄소만 배출되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오후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도착한 A양. 열심히 필기하는 A양이 사용하는 종이는 이면지와 재활용종이이다.

일반 A4 용지 한 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나무를 자르고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총 이산화탄소가 총 1.7g 정도 배출된다. 하루에 A4용지 3장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861.5g의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이 같은 수치는 자동차를 타고 15km를 타고 이동하는 것과 맞먹는 치수로 또 종이는 종이컵, 종이 박스, 쇼핑 백 등 특히 활용되는 분야가 많은 재료이기 때문에 재활용 종이의 긍정적 의의도 종이 하나만이 가지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A양. 피곤한 몸을 뉘이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A양이 살고 있는 집은 그 이름도 특이한 패시브하우스다. 건축가이신 A양의 아버지께서 직접 지으신 집이다. 아직 날씨가 춥지만 A양은 집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없다.

아직은 생소한 패시브하우스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패시브하우스란 난방을 위한 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을 말한다. 패시브하우스는 수동적이라는 이름처럼 집 밖에서 열을 끌어오는 게 아니라 집안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한다.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하다. ‘들어오는 열은 많이, 나가는 열은 적게’ 하는 것이다.

집 안에는 사람의 인체열, 기계의 발열 그리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의 열 등이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거기에다 건물을 남향으로 지으면 따뜻한 태양열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들어온 열을 적게 내보내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고기밀, 고단열의 단열재를 선택하고 삼중 유리창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외부로의 열 배출을 제한한다. 열의 출입을 통제하다 보니 환기의 문제점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패시브하우스에는 열교환 환기 장치가 설치되어 창문을 열지 않아도 필터를 거친 깨끗한 공기를 들여올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는 열 손실을 최대한 차단하도록 건축한 건물이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높게 유지한다. 패시브하우스는 주택에너지의 65%를 차지하는 난방에너지를 아무런 기계적 장치 없이 95% 감소시킬 수 있다. 여기에 적당한 량의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면 제로에너지주택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며 그만큼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패시브하우스가 많이 늘어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아까 언급했듯 여러 건축 자재가 사용되어 비용이 높아지기도 하고 건축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특히 단열재 등의 건축 자재를 독일산으로 구매하다 보니 더욱 비용 문제가 심각하다. 높은 건축 비용을 감안하고서 패시브하우스를 건축하려고 마음먹더라도, 한국 내에서는 아직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정보를 잘 얻기 힘들고 마음에 드는 건축사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국내 패시브하우스 시장의 비활성화에서 기인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패시브하우스 기술은 에너지 절약으로 국가의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에너지 발전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줄일 수 있는 등 긍정적인 기능이 있는 건축 기술이다. 패시브하우스 시장이 조금 더 활성화 된다면 좋은 품질의 국산 자재가 제작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비용 절감과 건축 과정 합리화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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