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따로 식당

                      이 동 순

벳부의 오래된 스시집긴따로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난파선 같은 실내 스피커에선후랑크 나가이의 부드러운 엔카가 강물처럼 이어지고

창밖 길거리에는 온천하러 온 사람들이 느긋한 바다풀인양 오고 간다

곰치처럼 생긴 식당 주인은 김으로 싸낸 생선초밥을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미소된장국 냄새에 허기가 밀려오는 오후가랑비는 오락가락 하는데

벳부는 나른하다벳부는 안개 속에서 조용하다

벳부는 갯장어처럼 길게 누워서 눈을 감고 말이 없다

약력

동아일보신춘예 시 당선(1973)

경북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시집 <개밥풀> 등 14권 발간.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10권> 발간.

분단 이후 최초로 백석의 시작품을 정리하여 <백석시전집>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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