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2살 여자입니다. 그 사람을 만난 건 친구 면회를 가서였습니다. 면회 때 저를 보고, 2달 후 제대해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주일간 만나서 밥도 먹고 영화도 봤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저에게 그냥 친한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고 하더군요. 저는 너무 화가 나서 다신 연락 말라고 했죠. 그 뒤로 일주일정도 지났는데 계속 보고 싶어요. 그 짧은 새에 좋아져버린 제가 바보 같아요. 연락하지 말라고 화냈는데 다시 연락하면 안 되겠죠? 그 사람이랑 어떻게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A.

분명하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나름대로 데이트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에게 거리를 두자는 남자. 그런 남자와는 절!대!로 잘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아, 물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사람이 당신의 진면목을 깨닫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는 있겠죠. 아주 낮을 확률으로요. 그 확률을 기다리는 동안 얼마든지 좋은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S양과 같은 상황에서 그의 제안을 괜히 받아들인 여자들의 대부분은 남자의 손에 휘둘림을 당할 뿐입니다.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당신을 친구나 후배처럼 대할 경우에도, 그를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은 한동안 미어지겠죠? 그런데 최악의 경우, 당신은 그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신을 그저 엔조이 대상이나 섹스파트너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해요. 그 담보는 당신이 갖고 있는 호감이겠지요. 그러니 어느 경우를 상상해 봐도 그와 그런 관계를 유지 하는 건 좋지 않아요. 잠깐 즐겁다곤 해도 시한부일 뿐이죠.

자, S양. 제가 그 남자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전개해 보도록 할게요. 나는 친구 면회를 온 S양을 봤습니다. 남자만 득실거리는 군대에 여자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 눈이 번쩍 뜨입니다. 와우. 운 좋게 연락처도 받고, 제대하면 꼭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제대를 했어요, 역시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습니다. S양도 그 중의 한 명이겠죠. S양이 다른 여자들에 비해 얼마나 더 소중한 여자인지, 정말로 운명의 여자인지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만날 수 있는 여자라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S양과의 대화가 나쁘진 않습니다. 적어도 외모라는 1차 관문은 넘어섰으니까. 그래서 S양과 즐겁게 대화를 하며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자, 여기서 제 상상에 제동이 걸려버려요. S양은 그 남자와 스킨십을 했나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마세요. 그 어떤 상황이 됐든지 간에, 결국 그가 S양에게 거리를 두자고 선언했다는 건 하나의 결론밖에 없단 걸 증명할 뿐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습니다.

1. 스킨십을 하지 않았을 때 : 데이트를 해 보고 나니 나와 맞지 않았음을 느껴 버린 경우처음엔 괜찮은 여자인줄 알았는데 데이트를 해 보니 의외로 나랑 맞지 않음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스킨십을 성공하기 전까진 여자에게 맞춰주긴 하지만...어차피 막 제대한 남자는 자신감도 충만! 예쁜 여자들도 충분! 굳이 내 시간과 돈과 마음을 S양에게 쏟을 필욘 없겠죠. 그래도 연락을 완전히 끊지 않고 그냥 친한 동생처럼 지내자는 이야긴 왜 했냐구요? 어장에 가둬두려는 건지도 모르죠.

2. 스킨십을 했을 때 : 목표달성. 다른 목표를 찾고 싶어 하는 경우그냥 당신에게 흥미를 잃어버린 거예요. 사귀지 않은 상태에서 스킨십을 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건 아니에요. 다만 그 후 그의 태도 변화가 문제죠. 애초에 S양과 스킨십을 하고 싶었던 건지도, 그건 아닌데 S양의 몸에 매력을 못 느껴서 일수도 있어요. 어떤 경우라 해도 그는 더 이상 S양과 스킨십조차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를 내 남자로 만들고 싶다 구요? 이렇게 까지 얘기했는데도 그런 마음이 든다면, S양의 마음이 정말로 사랑인지 아니면 단순한 소유욕과 집착인지 생각해보길 바래요. 그 역시 이렇게 생각할거에요. “날 얼마나 봤다고 그렇게 좋아할 수가 있어? 말도 안 돼” 그 말도 안 되는 걸 굳이 설득시키기엔 S양의 매력이 너무 아깝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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