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안녕하세요 저는 꽃다운 22살 여학생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동갑인 남자친구와 약 4년간 만났었습니다.

하지만 사랑보다 정으로 만남을 지속하던 상태에서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고 저는 해외 어학연수를 가면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어요.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첫 연애 기간이 길어서인지 사람을 만나는 게 겁이 납니다. 앞으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려면 어떡해야하죠?

결국 모든 연애가 헤어짐으로 끝나는 게 아닌지 회의감도 듭니다

 

한 사람을 만나 그 사람과 오랜 연애를 하고, 마침내 결혼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처럼 아픈 이별도 겪지 않아도 될 것이고, 혹시나 모를 다른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좋겠죠. 하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남자들, 그리고 그들이 주는 각양각색의 사랑의 맛을 조금씩 알게 되면 더 새로운 사랑을 경험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녀들은 A양을 보며 이야기할 겁니다. 지금이 좋은 거야. 맞아요. 지금 A양은 행복한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 느끼는 아픔은 충분히 이해가 가요. 우선은 힘을 내라고 응원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현재 느끼는 아픔은 다음에 좀 더 행복한 사랑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 분명히 된단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랑을 못할까봐 겁을 낼 필요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회한을 느낄 필요도 없어요. 슬프면 울고, 더 슬프면 더 우세요. 그렇게 A양의 가슴에 맺힌 눈물이 메마를 때 쯤, 다시 새로운 사랑이 분명히 찾아오게 될 거에요.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고 싶잖아요? 당장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더라도 그 공복을 가만히 냅두면 분명히 허기가 지거든요. 사랑도 마찬가지에요.  아마도 먼 미래엔, 지금 느끼는 그 아픔 자체를 느낄 수 없는 순간이 올지도 몰라요. 너무나 많은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다보면 그 이별자체에 대한 내성이 생겨버리거든요. 그런 상상을 하면 슬프죠? 그러니까 이 다음연애는 좀 더 성숙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의 아픔은 그 성숙함을 위한 수업료에요. 지난 사랑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으로 슬퍼하는 건 괜찮지만, 다시 사랑을 할 수 없을까봐 걱정 하는 건 그만둬도 괜찮아요. 중요한게 있어요. 그 역시 괴로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말예요. 당연한거지만 조금 자제하도록 해요. 어쩌면 그가 먼저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길지도 모르거든요. 그럼 그 배신감과 질투란...이루말 할 수가 없어요. 이제 둘은 완전히 헤어진 거에요. 서로의 안부를 물을 필요도, 뭘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그게 이별이에요. 함께 손을 꼭 잡자는 게 만남이라면., 다시는 손을 잡지 않도록 하는게 이별이거든요. 만남에 의리를 지켜야 하는 건 당연하겠죠? 이별도 마찬가지에요. 이유가 어찌 됐건, 두 사람은 이별에 동의를 했어요. 그럼 지금 간헐적으로 생각이나고 예전이 그리워 진다고 해도 ‘우리 헤어지자’ 라는 말을 했을 때의 감정을 잘 생각해봐요. 더 이상 이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 짜증, 두려움, 그런 감정들을 생각하며 이별을 이겨내야해요. 그렇지 않고 자꾸만 과거를 그리며 연락을 하고, 또 연락을 받아주다간 큰일날 수도 있어요. 과거에 아름다웠던 추억들 까지 훼손 되거든요. 대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쉽다면, 다시 만나자고 이야길 해야해요. 마음 속에 응어리가 남은 채로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다시 만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예전과 같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아요. 이미 두 사람은 한 번 헤어진 사이. 그러니 언젠가 또 한 쪽에서 이별을 이야기할까봐 더 조심스럽고, 그래서 재미 없는 연애가 될 수도 있거든요. 한번 식은 피자를 다시 맛있게 데우긴 어려운 것 처럼요.  단 한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모든 연애는 헤어짐으로 끝이나요. 언젠가 A양도 끝사랑을 만나겠죠. 첫사랑 보다 끝사랑을 만나는게 중요하다고들 하죠? 맞아요. 앞으로 A양에겐 너무나 많은 인생의 시간이 남아있고, 그 길을 서로 관심 있게 지켜봐줄 사람이 세상 어디엔가 분명히 있어요. 과거의 연인도 물론 좋은 사람이었고, 두 사람은 열심히 사랑을 했지만 그 길이 끝난 거에요. 그걸 직시하고 받아들인 후, 다시 다른 사랑을 할 준비를 해야해요. 시간이 약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잊혀 진다고들 하죠? 믿어도 좋은 말 이에요. 열심히 운동도 하고, 공부도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나요. 이 때 중요한 거.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는 군대든 유학이든 그 어떤 환경적인 이유가 아니었단 거에요. 그냥 두 사람의 마음이 여기까지 였다는거. 꼭 명심해요. 환경에 책임을 미루지 않기. 그게 바로 이별을 대하는 첫 단계랍니다.

김정훈 연애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