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생활의 꽃이라는 수능 끝난 겨울날 일이다. 수능도 끝나고, 재미있을 것 같아 친구들과 같이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 했다. 학원에 등록하고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서. 처음 잡아보는 핸들에 설레기도 하고 무엇보다 많이 떨렸다.

필기, 기능 시험 통과 후 학원에서 도로주행 연습을 신청하라고 연락이 왔다. 너무 긴장되고 사고가 날까봐 두려웠지만 첫 도로 주행치고는 굉장히 무난했다. 새벽이라 그런지 차량도 적었고, 강사님이 친절히 가르쳐 주셔서 무사히 도로주행 연습을 끝냈다.

도로주행 연습이 끝나고 본격적인 시험 날이 다가왔다. 연습을 아무 사고 없이 잘한 탓일까? 시험에 대한 긴장감과 두려움 따윈 없었다. ‘완벽하게 끝내고 자랑해야지’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엑셀을 밟자마자 경고음이 크게 울렸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것이다.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빨리 차에서 내리고 싶었다. 같이 시험을 봤던 친구 3명은 모두 합격했고 나만 떨어졌다. 정말 기분이 최악이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떠올랐고, 바로 다음 시험을 신청했다.

2번째 시험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동을 걸었다.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고 무난히 출발했다. ‘이번에는 합격 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또 다시 경고음이 울렸다. 이번엔 과속이었다.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을 보지 못한 것이다. 나 자신이 너무 미웠다. 하지만 학원비와 시험비를 생각하니 시험을 포기하지는 못하겠어서 다음 시험 전에는 집에서 면허 시험 코스를 달달 외워갔다. 그러나 또 시험에 떨어졌다. 3번째 시험에서 완주는 했지만 점수가 낮아 떨어졌다. 정말이지 학원비와 시험비를 계속 날려 부모님께 죄송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시험이다’라고 생각하며 4번째 시험을 봤다. 결과는 또 실패. 나는 이날 계속 시험에 떨어지는 악몽을 꿨다. 다음 시험을 신청하고 미친 듯이 준비를 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계속 도로주행 연습 동영상을 봤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죽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결과는 드디어 합격! 너무나도 기뻐 이 날 하루 종일 웃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 성공하니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내가 자랑스러웠다. 아직도 지갑에 있는 면허증을 볼 때면 웃음이 난다.

손우진 (과기대 나노소재공학 14)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