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에 대한 양자역학적 설명 과학자들은 DNA나 양자입자, 우주의 신비 등 크고 작은 증거들을 관찰하면서 신의 존재를 추적해 낸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인간사에 관여하는 신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으나 우주적인 존재, 이성의 초월적 근원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러한 근원을 ‘우월한 정신’ 혹은 ‘무한하고 우월한 영’ 혹은 ‘천체를 움직이는 신비로운 힘’이라 불렀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신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양자물리학자 폴 디락은 과학과 종교 사이에 갈등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았고,과학과 종교는 존재의 궁극적인 것, 바로 신을 찾는 것이라고 하였다.

 모든 공간에 원자들을 채우는 능력과 행성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수학적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 신은 바로 구체적인 증거를 추구하는 과학자에게 호소력 있는 신의 모습일 것이다.

 모든 물질은 서로 조화(中道)를 통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미시세계의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각 원자는 다른 원자와 조화롭게 끊임없는 무한의 스핀(spin) 세차운동을 하는 스핀장(場) 속에 있다. 이 세차운동의 축은 변화의 원동력이고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있는 구조(living structure)로서 물질에 내재(內在)하는 신(神) ‘신 ’ 혹은 양자역학적 신 (↗) 이 된다. 여기서 은 신에게 내재된 단일성(unity)인 스핀(↗)의 ‘up’스핀과 ‘down’ 스핀을 의미한다. 이것은 물질과 신을 동일시하는 물내신(物乃神) 사상이다.

 이러한 신을 비국지적 정신 (non-local mind) 혹은 동기감응(同氣感應)하는 ‘양자 공명장(共鳴場) 정신’이라고 부른다. ‘비국지성’은 물리학에서 가장 난해한 분야인 양자역학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다. ‘비국지적(非局止的) 정신’이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해서 한곳에 머물지 않고 퍼져있는 의식을 말한다. 의식이 비국지적이라면 시간과 공간적으로 무한하다는 뜻이 된다. 공간적으로 무한한 존재는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적으로 무한하며 영원한, 불멸의 존재이다. 

 비국지적 정신은 단순히 우주를 창조하고 알아서 돌아가도록 내버려두는 눈먼 시계공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 비국지적 정신은 인간 개인, 즉 국지적 정신 (local mind)과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종교인들은 신이 인간과 소통한다고 믿는 것과 같다. 이러한 우주적 인식은 우리의 세계와 인간사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국지적’ 정신을 개인용 컴퓨터라고 하자. 여기에는 나 외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파일과 자료가 저장되어 있다. ‘비국지적’ 정신은 인터넷과 같은 것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정보를 공유하며 개개인의 정신을 통해서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다. 국지적 정신과 비국지적 정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이다. 명상수행이나 영적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우주나 신과의 ‘일체감’을 느꼈고, 무한함이나 ‘내면의 신성’을 느꼈다. 그래서 인간의 정신과 비국지적 정신 사이에 교감이 있다면, 인간의 정신은 현대 과학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들을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의식은 과학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분야이다. 의식이 어떻게 비국지적으로 행동하느냐 하는 점이다. 비국지적 의식이 인간의 뇌와 육신을 초월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초능력, 예언 등 초 심리학에서 다루는 문제들이다. 즉 초 심리학 현상은 의식의 비국지적 발현이라는 것이다.

2. 양자 얽힘 현상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초월해서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우리의 국지적 정신과 소통할 수 있는 무한한 지적 존재, 즉 양자역학적 신(↗)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정신이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는 의식의 내적 공간을 의미한다.

 독일의 막스 프랑크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덩어리로 표시되므로 에너지 역시 ‘덩어리-양자(quantum)’로 표시된다는 것이다. 즉 에너지는 불연속적이며 물질의 진화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단계적으로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과 같으며, 각 단계의 물질은 계층적 안정성을 이룬다. 천천히 한 단계씩 쉬지 않고 복잡해져 가는 계층을 밟아 올라가서 생명을 형성해온 것이다. 이와 같은 물질의 내적 공간에는 여러 가지 계층의 차원이 존재하며 서로가 얽히고 설켜 있다는 것이다.

 ‘얽힘(entanglement)’의 개념은 소립자 차원이나 양자 차원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면 입자들이 분명히 분리되어 있을 때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양자이론에서 이러한 연결 상태를 ‘원격적으로 일어나는 섬뜩한 활동’이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이 살아 있을 당시에 얽힘은 수학적으로만 예측할 수 있는 개념이었고, 실험실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학자들은 1970년대에 처음으로 얽힘의 예측된 특성들을 실험실에서 관찰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에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과학자 알랭 아스페와 그의 동료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두 개의 빛의 입자, 즉 광자를 얽히게 했다. 회전, 위상, 관성과 같은 빛의 특성이 입자들 가운데 하나에서 측정되면 ‘쌍둥이’ 입자가 즉각적으로 정 반대되는 특성을 나타냈다. 특히 소름끼치는 점은, 입자들 간의 거리가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쌍둥이 입자들이 서로 48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고 해도 이 두 입자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얽혀 움직인다. 

 얽힘 현상은 소립자 차원에서만 나타나며 인간은 소립자보다 훨씬 큰 존재이다. 하지만 인간과 사물 모두 소립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소립자 차원의 얽힘 현상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하나의 직물로 촘촘히 짜여 있어서 실 한 오라기를 잡아당기면 직물 전체가 변한다. 아니, 이 비유는 어떤가. 현실은 묽은 젤리 같아서 한쪽을 치면 다른 쪽이 출렁거린다.

 얽힌 현실 이론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와 같이 ‘치는’ 행위를 사건이라고 한다면 그 사건에 대한 정보가 수 마일 떨어져 있는 사람의 머리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심령술적인 현상들의 불가사의한 점은, 정보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어떻게 이동하는가 하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신의 우주라고 말하는 서로 얽히고 설킨 직물 속에 살아가는 역동적 존재인지 등을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정상적인 과학을 향한 도전적인 행위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한 인간의 사고나 의식이 뇌 바깥으로 연장될 수 없으며, 더군다나 다른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줄 만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에딘버러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세계 과학자들이 실시한 50가지 이상의 연구들을 보면 ‘생각 송신자’의 뇌파 활동이 변하면 ‘수신자의 뇌파’도 곧 따라 변했다. 뇌 스캐닝 기술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송신자가 이미지를 보내자 수신자의 시각적 이미지를 다루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3. 신 개념의 패러다임 전환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의식, 정신 속마음은 우리 자신의 신체와 인과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외부의 세계와도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 그리고 사물들이 서로 연결되고 분리되는지에 대해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나 자신(self) 속에 존재하는 신(神)이 외부세계 파동과 하나됨(oneness)은 비국지성 정신상태이다. 이와 같이 정신적 자유로 가는 길은 삶에서 최고의 기쁨이다. 누구나 우주의 주인으로서 모두 하나이다. 의식이 일어나기 이전에 내재하는 신 즉 참 나(self)를 만나는 것이 비국지적 정신 즉 깨달음으로, 우리 모두가 신적 존재이다. 모든 것은 의식하는 내 마음 안에 있고, 행복도 의식하는 내 마음이 만드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는 본성(本性)자리에 내재하는 신이 있다. 이 본성의 세차운동 축을 바르게 하는 것(中正)이 중요하다. 이것이 시간 공간속에서 분별심이 없는 무한 생명력의 모습이다.

 묽은 젤리 같은 현실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서로 얽히고 설킨 촘촘히 짜인 직물 같은 현실인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에게 그것은 신이고, 그 신은 우리의 삶에 개입하기보다는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체 같은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개념의 ‘신 ’, 과학자의 신 ‘Science God(↗)’은 우주를 하나로 엮는 지적 존재로서, 만물을 의식의 거미줄로 엮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비국지적으로 존재하는 신이다.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신(神)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미래의 뇌과학 분야에서 정보통신 기술의 세계가 아닐까?

참고문헌: 『양자역학과 의식』, 송정민, 이우붕 지음, 한동출판사, 2014

이우붕 교수 (사범대 과학교육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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