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대학에 오게 됐고, 동아리 가두모집을 보게 됐다. 나는 그 가두모집에서 한 동아리를 발견했고 그 동아리는 나에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줬다. 봉사를 하는 동아리 중에서도 교육봉사를 주로 하는 동아리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곳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건 일주일에 두 번이었다. 원래 가르치는 건 한 시간이었지만 지역아동센터의 사정상 한 시간보다 더 많이 머무르는 때도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맡게 된 아이 중 활발한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아이를 가르칠 때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됐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활발한 아이가 “선생님 이렇게 복잡하게 가르칠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난 후에 생각해보니 아이들과 정말 공부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후에는 아이들과 공부를 할 때 좀 더 여유를 갖고 가르쳤다.

초등학생을 가르친다고 공부가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가르칠 때 과학에서 약간 당황하기도 했다. 문과생이라서 과학이란 과목과 친하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아이들의 질문도 꽤 날카로웠다. 수업을 하는 도중에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질문을 해올 때마다 곧바로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잠깐 생각을 하고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개념의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 꽤 힘든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도 벌써 빠르게 이해하는 아이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보통 똑똑한 아이에게 문일지십(聞一知十)같은 사자성어를 쓰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설명을 잘 알아듣고 수업을 따라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일이든 처음 자신이 생각했던 그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분명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보람이 있고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도 여럿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가르치는 일과는 좀 달랐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내 기억에 한 칸을 자리잡고 있는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었다.

최홍석(인문대 일어일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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