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제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힘들 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즐거울 땐 그 즐거움을 더해주며 항상 같이 있어주는 동반자죠.” 늘 시와 함께한 조여백(자연대 생명과학 11) 씨는 문경시민신문 신춘문예와 강원문학 신인상에 함께 당선되면서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시조뿐만 아니라 시, 수필 분야에도 두각을 나타내며 문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런 그를 만나봤다●

Q.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글은 제게 있어 색색의 프리즘에 통과된 어슴푸레한 빛으로, 때로는 아스라한 베일에 가려진 채 마치 안개 속을 헤집는 연인으로 다가와요. 많이 부족한 제게 상을 주신 심사위원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제겐 아직 시인의 자리가 무겁게 느껴지네요.  물론 지금보다 세월이 흐르면 음색이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앞으로도 섬세하고 튼실한 세월을 엮을 시의 꽃씨를 서둘러 뿌려 소중한 문학창고를 지어나가고 싶어요.

Q. 어떻게 시를 쓰게 된 건가요?

A. 저희 어머니가 시인이라서 받은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따라 시를 접하고 읽다보니까 흥미가 생기고 자주 쓰게 되었어요. 어머니께서 시를 가르쳐 주시진 않았지만, 제가 시를 쓰면 ‘이런 식으로 쓰면 더 좋을 것 같다’ 같은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어요. “어려운 말로 쓴 시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다”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저도 시조를 쓰되 어렵지 않게 쓰고 있어요. 그래서 제 시조에는 한글이 많아요. 또한 시조 형식을 갖추되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말하는 듯 한 동시조도 많이 쓰고 있어요.

Q. 시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시조는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 속에서 창의적이고 새로운 표현을 할 수 있는 장르에요. 그런 점이 제게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다른 문학보다 시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많은 대회에 참여했었어요. 

Q. 시는 본인의 전공인 생명공학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데, 현재 진로는 어떤가요?

A. 저는 본교에서 의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퇴행성 뇌 분야를 연구하며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문학치료를 접목해보고 싶어요. 문학치료는 환자 자신이 일기 같은 것을 통해 자신의 치료과정을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 용기를 북돋으면서 심리적으로 치료를 돕는 거예요. 요즘 현대 의학은 환자의 몸에 나타나는 신체적 이상을 치료하는 데만 급급해서 정작 환자의 정신치료엔 소홀한 것 같아요. 

21세기엔 학제간의 통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문학이라는 이론적인 영역과 의학이라는 실제적이고 실증적인 영역이 융합된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속 의학과 생명과학을 공부하면서도 시에도 흥미를 가지며 글을 쓰고 싶어요. 

Q. 시 창작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저는 평소 생활할 때 떠오르는 게 있으면 기억해뒀다가 시로 많이 써요. 감성적인 새벽에 쓰면 하루 만에 시를 써내려갈 때도 있는데 오래 걸리는 경우엔 한 달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Q. 자신의 작품 중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A. 이번에 강원문학신인상에 당선된 작품인데, 풍경묘사가 잘된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특히 바람의 모습을 음을 떨면서 연주하는 기법인 ‘트레몰로’라는 음악용어로 표현한 것이 시에 음악을 접목한 것이 마음에 들어요. 트레몰로는 음을 떨면서 연주하는 기법이에요. 많은 분들이 시는 문인들만의 것이라 생각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도 좀 더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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