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12마리 동물요정들은 원더랜드에 살고 있다. 그러나, 원더랜드를 지탱하고 있는 동화나라를 블랙전사들이 공격하기 시작하고, 원더랜드의 오로라 공주는 열두전사 꾸러기 수비대를 선발해 동화나라로 파견한다. 십이지신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화 ‘꾸러기 수비대’의 스토리이다. 이들의 모티브가 된 십이지신은 무엇인가?●

십이지신의 역사

역사기록상 십이지신에 대한 사상은 중국의 대표적 민족인 한족에 의해서 발생되었다고 한다. 초기의 십이지는 별의 모양을 나타내는 표시 정도로 사용됐다. 이후 시간개념이 도입되며 12개월의 부호로 쓰이게 되었고, 이후 방위적인 성격도 가지게 됐다. 이로써 십이지는 시간, 달, 방위의 3가지 요소를 포함하게 됐다. 기원 전후 십이지는 일정한 년도와 날짜를 세는 단위로 사용됐다. 중국에서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십간과 십이지를 합쳐 날짜의 명칭을 나타냈다. 기원전 105년부터 병자(丙子)를 시작으로 연대를 표기하게 됐다.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 병자호란(丙子胡亂), 신미양요(辛未洋擾), 임진왜란(壬辰倭亂)들의 앞 두 글자도 십간과 십이지를 통해 년도를  표시한 것이다. 십이지를 동물로 배열한 나라는 인도, 이집트,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멕시코 등 주로 아시아 국가들이다. 단, 각 나라마다 구성되는 동물은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인도의 경우 호랑이 대신 사자, 닭 대신 인도 공작새를 배치한다.

십이지신의 탄생 설화

십이지의 열두 동물을 각 시간과 그 방위에 배열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화가 있다. 그중에서도 동물의 발가락 수로 나열했다는 설과 그때 그 시간에 나와서 활동하는 동물을 표시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십이지 동물 중 맨 처음에 오는 쥐는 앞 뒤 발가락 수가 다른데, 앞발은 홀수, 뒷발은 짝수로 특수하다고 해서 맨 먼저 자리를 잡았고, 그 뒤로 소(4)-짝, 호랑이(5)-홀, 토끼(4)-짝, 용(5)-홀, 뱀(0)-짝, 말(7)-홀, 양(4)-짝, 원숭이(5)-홀, 닭(4)-짝, 개(5)-홀, 돼지(4)-짝 의 순이다. 이 순서를 보면 발가락의 숫자가 홀수와 짝수로 서로 교차하여 배열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대 중국인들은 시간을 표시할 때 그때그때 나와서 활동하는 동물을 하나 들어 그 시간을 나타냈는데, 십이지 동물이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 밖에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달리기 시합 중 동물들이 천상의 문에 도착한 순서대로 결정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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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오면 사람들은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 해의 수호동물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의 띠동물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새해의 운수를 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십이지신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자’의 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존재해 온 포유류 중 하나이다. 이렇듯 쥐는 생명력이 강하고 많은 생식을 하는 특성 때문에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또 쥐는 자연재난을 미리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광에 든 쥐다’ 라는 속담이 있는데, 곡식이 가득한 광에 든 쥐처럼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먹이를 찾아 한곳에 모으는 습관까지 가지고 있어 부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쥐는 퀴퀴한 구멍같은 곳만 찾아다니며 몸집이 왜소하기 때문에 간신배로 표현될 때도 있다.  

‘축’의 소는 풍요, 의로움, 여유 등을 상징한다. ‘소는 농가의 밑천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소는 대부분이 농업에 전념하던 이들에게 필수였다. 뿐만 아니라 소는 운송 수단으로서도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등을 보면 소는 고집이 세고 어리석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인’의 호랑이는 용맹하여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치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령스러운 힘을 가지고 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등을 보면 동물의 왕이라 불리는 호랑이는 그 위엄이나 권위를 상징하는데 쓰임을 알 수 있다. 내려오는 전래 민담 속에선 은혜를 갚는 예의 바른 동물로 나타난다. 하지만 현실의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로 취급되기도 한다.

‘묘’의 토끼는 비록 약하지만 민첩하고 꾀가 많은 동물로 묘사된다. ‘토끼가 용궁에 가도 살 길은 있다’는 말은 토끼전에서 전래된 말로 토끼의 기지를 잘 나타내며 토끼가 영리하고 꾀가 많음을 보여준다. 어른들이 달에 토끼가 방아를 찧으며 살고 있다고 하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옛 사람들은 토끼를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겼는데, 달의 만월 주기가 여성의 생리 주기와 유사하고 달이 ‘음’적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여성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된다. 

‘진’의 용은 다른 십이지 동물과 다르게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용은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며, 땅과 하늘에서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때문에 용은 농사를 풍요롭게 하고 고기가 많이 잡힐 수 있게 해준다. 용은 또한 조화와 숨고 나타나는 능력이 무궁무진하여 나라와 불교를 수호하는 역할을 하며, 태생이 고귀하거나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나타낸다.

‘사’의 뱀은 사람들에게 공포스러운 대상이다. ‘말은 부처고 마음은 뱀이다’는 말로는 착한 척 하지만 실제 본성은 악함을 이르는 말인데, 이런 뱀은 나쁜 길로 유혹하거나 이간질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민간신앙 속에서는 신적인 존재로 신앙되기도 한다. 영생과 다산, 복이 많은 동물을 상징한다. 추운 겨울을 보낸 후 봄에 허물을 벗고 나타나는 뱀의 특성은 질긴 생명력과 영생을 상징한다. 

‘오’의 말을 보고 있자면 생동감 넘치고, 빠른 속도감을 떠올릴 수 있다. 생동감과 역동성 때문에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영매자 역할을 한다. 병이나 사나운 운수를 쫓아내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신앙되기도 한다. 말은 농사일이나 교통수단으로서 또한 군사적인 방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명장이 죽으면 명마가 따라 죽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오듯 말은 충성을 상징해왔다.

‘미’의 양은 선하고 의로운 동물로 인식되었다. “양의 탈을 쓴 이리다” 는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인 척 하고 있다는 뜻으로 ‘양’은 착한 사람을 대표하는 얼굴로 쓰였다. 또 양의 희생은 인간에게 큰 복을 가져다준다고 하는데, 제물로 양을 사용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양은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면이 있어 정직함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나, 이 때문에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신’의 원숭이는 겉모습이 가장 인간과 흡사하다. ‘원숭이는 가르치지 않아도 나무에 잘 오른다’는 말은 원숭이가 꾀와 재주가 많음을 보여준다. 또한 자식과 부부지간의 극진한 사랑은 사람을 빰 칠 정도로 애정이 섬세한 동물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불교를 믿는 몇몇 민족을 제하고는, 원숭이를 ‘재수 없는 동물’로 기피하면서도 사기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유’의 닭은 새벽을 알리는 특성 때문에 닭이 울면 어둠이 걷히고 잡귀들도 물러간다고 믿겨져 왔다. 닭의 울음은 때를 알려주는 시보의 역할을 한다. ‘닭이 우니 새해에 복이 온다’는 속담을 보면 닭의 행동으로 길흉화복을 예견할 수 있는데 이는 닭이 앞의 일을 미리 알려주는 예지의 능력이 있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술’의 개는 다른 십이지 동물에 비해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이며, 그 식구처럼 귀여움을 받아왔다. 영리하고 의리가 강하여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개는 믿어도 상전 양반은 못 믿는다”는 거짓말을 못하며 항상 주인의 편이 되어 주는 개의 습성을 빌어 개의 믿음직한 면과 충성심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저승 설화에서는 개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해’의 돼지는 재산과 복의 근원이며 집안의 수호신이다. 자다가 돼지꿈을 꿨다면 좋은 쪽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속담에서는 탐욕스럽고 더럽고 게으른 동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돼지 용쓰듯 한다”는 ‘돼지가 용을 써봤자 별것 아니라는 하찮은 존재라는 말’로 이러한 표현 속에서 돼지를 천하게 여김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자문

「한국과 중국의 동물 속담 비교 : 십이지신 동물을 중심으로」 (김미애) 

「십이지의 문화사」 (허균) 

「한국동물민속론」 (천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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